" 영화음악은 영상이 표현할 수 없는 것을 전달할 수 있어요.
위대한 영화음악은 감정을 고취시키죠. "
- 한스 짐머
음악이 주는 영향은 알고 있었지만 영화음악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요즘 좋아하는 영화의 사운드트랙을 CD나 LP로 수집하게 되면서 영화음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현재 영화 산업에서 영화음악은 영화의 의미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건이자, 높은 경쟁력을 지닌 중요한 매체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영화음악은 영화의 이해를 돕기 위해 흑백 무성영화 태동기부터 현대 영화에 이르기까지 영화의 발전과 시대의 흐름에 따라 계속 변화해 왔습니다.
처음 영화음악은 영사기의 소음을 감추기 위해 무성영화의 영상에 맞춰 피아노로 반주한 것을 시초로 봅니다. 이 때는 음악의 드라마틱한 요소보다는 단순한 배경음악으로 활용되었죠. 1930년대에 더빙과 편집 기술이 발전하여 음악, 대사 음량의 조절과 제어가 가능해지면서 영화음악이 활발히 도입됩니다. 1950년대의 영화음악은 클래식 오케스트라가 주류였지만, 재즈음악을 사용하는 등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그 후 1960년대부터는 대중음악을 본격적으로 영화에 사용합니다. 많은 영화에서 팝 음악을 사용하여 히트곡이 나왔고, 음악의 인기가 영화의 인기를 높이는데 기여하게 됩니다.
1970년대 이후 이전과 크게 변화한 특징이 있는데, 전자음악을 영화음악에서 사용하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대표적 작곡가가 영화음악의 살아있는 전설이라고 불리는 한스 짐머(Hans Zimmer)입니다. 아직 많이 모으지 않았지만 제가 수집한 CD와 LP를 살펴보니, 제가 감동받았던 많은 영화들을 작업한 음악 감독이었죠. 전통 관현악에 화려한 전자음악을 접목시켜 긴박한 스펙터클을 선사한 그의 음악들에 매료되었습니다.
한스 짐머(Hans Zimmer)는 독일의 작곡가이자 음악 프로듀서입니다. 독학으로 피아노를 배우다가 전자음악에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된 그는 밴드에서 신시사이저 세션으로 활동하며 프로그래머 역할을 했고 광고 음악 분야에서 일했습니다. 그 후 런던으로 유학을 떠나 영국의 작곡가 스탠리 마이어스(Stanley Myers)를 만나면서, 마이어스의 영향을 받아 영화음악에 뛰어들게 됩니다. 마이어스와 공동으로 작업한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1985)를 통해 영화음악에 입문한 한스 짐머는 신시사이저의 전자음을 이용하여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을 표현했는데, 이러한 활용은 이후 한스 짐머의 음악적 특징이 됩니다.
한스 짐머는 "월드 아파트"(1988)의 호평을 받으면서 독립 작품 활동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는 고전과 현대의 음악 기술을 결합시킨 형태의 음악을 개척했습니다. 1980년대 전자악기의 발전과 맞물려 전자음악 기술이 빠르게 성장했고, 그의 디지털 신시사이저를 사용한 음악은 새로운 음악계의 선두주자가 된 것입니다.
한스 짐머가 할리우드에서 유명해진 영화는 "레인맨"(1988)입니다. 이 작품은 오스카상을 수상했고, 그는 아카데미상에서 처음으로 노미네이트 되며 감독들의 눈에 띄었습니다. 그 후 1990년대에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하면서 수많은 작품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린카드"(1991), "라이온킹"(1994),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1997), "이집트 왕자"(1998) 등 많은 영화의 음악을 작곡했습니다. 특히 "라이온킹"의 사운드트랙은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와 토니 어워드에서 그래미를 수상했고, 아직까지도 대중의 큰 사랑을 받는 작품입니다.
2000년대에도 한스 짐머는 꾸준히 작품을 하며 대중적 성공을 누렸습니다. "글래디에이터"(2000), "미션 임파서블 2"(2000), "한니발"(2001), "진주만"(2001), "배트맨 비긴즈"(2005),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2006), "쿵푸 팬더"(2008), "다크 나이트"(2008) 등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하였습니다. 그중 "글래디에이터"는 고대 로마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전투 장면과 콜로세움에서의 검투 장면을 웅장한 오케스트라와 신시사이저 전자 사운드, 민속적 색채를 통해 강렬하게 담아냈습니다.
2010년대는 "인셉션"(2010), "다크 나이트 라이즈"(2012), "인터스텔라"(2014), "덩케르크"(2017) 등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의 작품이 많았습니다. 한스 짐머는 가장 소통이 잘 되는 감독으로 놀란 감독을 꼽으며 서로에게 시너지가 되어 엄청난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감독이 생각하는 바를 음악으로 표현해내며 연출을 극대화하는 한스 짐머의 음악으로, 놀란의 영화를 보며 더 큰 감동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스 짐머가 참여한 영화 중 가장 각인된 영화음악이자, 제일 처음 수집했던 사운드트랙 LP는 "덩케르크"입니다. "덩케르크"의 영화를 감동적이게 느꼈던 건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있었지만, 음악 효과로 긴장감을 높이는 표현 방법이 놀라웠기 때문이었습니다. 시계 초침 소리나 비행기 소음 같은 소리를 통해 긴장감이 고조되며 이야기 속에 빨려 들어가 인물들이 느낀 감정에 이입되었습니다. 그들이 느꼈던 두려움, 공포, 긴장감을 같이 느끼며 영화의 메시지를 이해했던 것 같아요.
영화의 집중도를 한껏 높이며 인물들의 상황이나 심리를 전달하는 또 다른 표현 방법인 영화음악.
한스 짐머는 저에게 영화에서 음악이 주는 중요성을 일깨워준 음악 감독입니다. 영화 속 한 장면에 내가 속해 있거나, 인물들의 입장이 되어 그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죠. 전에 보았던 영화라도 그가 작업했던 작품인 줄 몰랐던 "라이온킹", "글래디에이터", "쿵푸 팬더" 등 수많은 명작들을 이번 기회에 다시 보아야겠습니다.😘
'사유생활 > LP수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텀블벅 엔니오 모리꼬네(Ennio Morricone) 시네마천국 LP 펀딩 신청 완료 (0) | 2020.12.1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