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생활/책 (31) 썸네일형 리스트형 다양한 사랑의 형태,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김초엽 처음 그녀의 소설을 읽었을 때,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울림을 느꼈다. 차가운 듯한 소설 속 미래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시선들에 매료되었다. 미래에서 느껴지는 이질적이고 낯선 상황에서, 작가가 풀어가는 이야기의 방식이 퍽 마음에 들었다. 모든 이야기가 좋았지만, 특히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소설은 2가지 이야기였다. 소설 "그는 놀랍고 아름다운 생물이다.” 소설 을 읽고 나서는, 마음 한 구석이 시리고 아련해졌다. 생긴 것도 다르고 말도 통하지 않지만,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존재로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그리워하고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 이것은 사랑의 형태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개체가 다른 개체로 넘어가지만 그들만의 기록에서, 희진을 돌봐주고 보호해야 한다는 사실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 사랑했지만 끝내 이해할 수 없는 존재에 대한 헌정, 방금 떠나온 세계 - 김초엽 "사랑하지만 끝내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당신에게도 있지 않나요." 이 문장의 의미가 무엇인지, 소설 하나하나 읽을 때마다 알 거 같았다. 상대방을 온전히 사랑하지만, 그를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을 소설 속 주인공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표현했다. 누군가는 긴 시간이 지나고 상대방의 행동의 의미를 이해했고, 누군가는 그의 흔적을 따라가기도 했고, 누군가는 나중에 이해해 주길 하고 바랬다. 소설 속 이야기는 오랜 시간이 지난 미래였지만, 줄거리를 지운 채 본 감정과 생각들은 나의 과거의 인연과 현재의 인연들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싶게 했다. 내가 사랑했지만 끝내 이해할 수 없는 존재는 당연히 있다. 그리고 이제는 그들을 온전히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 이해하지 않는다고 해서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기 때문.. 나의 미루는 하루, 미루기의 천재들 - 앤드루 산텔라 나의 하루를 생각해 본다. 자기 전, '내일은 일찍 일어나서 출근 전에 책을 읽어야지'라고 다짐하며 알람을 5시에 맞추고 잠이 든다. 다음날 5시에 울리는 알람을 5분씩 늦추며, 출근 준비 시간이 임박해져서야 침대에서 일어난다. '난 왜 이럴까' 자책하면서 출근한다. 퇴근 후 집에 돌아와 저녁을 먹고 나면, 오늘은 책을 읽어야지, 일기 써야지, 영어 공부해야지 같은 다짐에서 나는 해이해진다.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할까?'라는 달콤한 유혹에 이기지 못한 채 넷플릭스를 본다. 이런 하루에서 늘어가는 건, 나에 대한 자책뿐. 책 속 미루기의 위인들은 그래도 미루기를 하며 다른 생산적인 일을 하는 거 같은데, 난 왜 이 모양일까. 처음 책을 읽었을 때 든 생각이었다. 책을 읽다가 내 머리를 탁 치던 문구가.. 나의 지난 인연들, 피프티 피플 - 정세랑 내게 지나간 인연은 몇 명쯤 될까? 수년을 알고 지냈던 사람이 있었고, 몇 시간 잠깐 얘기를 나눈 사이도 있었다. 몇몇 사람들과의 추억이 떠올랐다. 그들이 지금도 각자의 이야기를 만들어 살아간다고 생각하니, 문득 내가 모르는 그 사람들의 현재 삶이 궁금해졌다. 어린 시절 난, 서예 학원에 다녔다. 그 시절 산만한 아이들의 집합소라고 우스갯소리가 나올 만큼 서예 학원은 늘 시끌벅적했다. 서예 학원 선생님은 그 당시에도 머리가 희끗희끗했던 할아버지 선생님이셨다. "선생님! 선생님!" 하고 끊임없이 부르고 옆 친구와 장난치는 우리에게, 지금 생각하면 아마도 내면을 단련시키는 방법을 서예로 가르치려고 하셨던 것 같다. 엄했지만 다정하셨던 나의 할아버지 선생님. 선생님은 어린이날과 크리스마스가 되면, 산타 할아버.. 미래에 대한 꼬리를 무는 생각들, 10년 후 세계사 두 번째 미래 - 구정은, 이지선 1. 어릴 적 미술 시간이 문득 떠올랐다. “미래의 모습”이라는 주제로 그림을 그리게 했던 수업 시간에서, 다양한 미래의 모습을 그렸었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친구가 그린 모습들은 과학의 발전과 행복한 사람들이었다. 날아다니는 자동차, 하늘 위 또는 바닷속에 건설된 도시, 로봇으로 대체된 수많은 업무 등 기술의 발전으로 풍요로워진 인간의 삶을 상상했다. 하지만 요즘 기술의 발전이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들었다. 다수의 행복이 아니라, 소수만을 위한 행복일지도 모를 거라는 생각. 어쩌면 내가 접했던 콘텐츠들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디스토피아를 그려낸 영화 “승리호”는 엄청난 부익부와 빈익빈의 차이를 보여주었다. 미래라는 게 그리 아름답지 않았다. 소수의 부자와 다수의 가난한 자들. .. 나는 나의 불안을 사랑한다, 우울할 땐 뇌과학 - 앨릭스 코브 멋있어 보이던 사람이 있었다. 자기 일에 전문성을 갖고 자신감이 넘치던 사람. 그 사람에게 바보 같은 질문을 했더랬지. 불안을 없애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금 생각하면 질문 자체가 잘못되었다. 생을 살면서 불안을 어떻게 가지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하지만 질문을 했던 당시에는 미래에 대한 이런저런 고민들로 불안하고 우울했던 내가 있었다. 그리고 멀리서 봤을 때 선망했던 그 사람은 삶을 당당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바보 같은 질문에 정성스러운 대답을 해준 그 사람이 종종 생각난다. 그리고 그 대답을 곱씹으며 하루하루에 최선을 다해 본다. 불안에 집중하기보다는, 불안은 내 삶의 일부분이라고 받아들이고 현재에 최선을 다해 살아가도록 노력해 보라는 말과, "산 입에 거미줄 치겠냐. 굶어 죽지는 않겠지."라.. 명작 추리소설을 귀로 듣다, 셜록 홈즈: 진홍색 연구 - 아서 코난 도일 전 세계 추리 소설 독자들을 열광시킨 아서 코난 도일의 소설 "셜록 홈즈" 시리즈는 시대와 나라를 뛰어넘어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추리 문학의 고전입니다. 1887년 등장한 세계 최초의 민간자문 탐정 셜록 홈즈는 장편과 단편 60여 편에서 활약하며 명탐정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소설 "셜록 홈즈"는 런던 베이커 거리 221B의 하숙집에서 룸메이트인 의사인 존 H. 왓슨과 함께 수많은 사건을 해결하는 셜록 홈즈의 명쾌한 추리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제1권 『진홍색 연구』는 아서 코난 도일의 첫 번째 "셜록 홈즈" 시리즈이자 첫 장편 소설입니다. 존 왓슨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영국으로 돌아와 셜록 홈즈를 만나는 것에서 시작하여, 왓슨과 홈즈가 처음으로 함께한 사건을 기록한 내용입니다. 명탐정 홈즈와 왓슨 박사의.. 연쇄살인범일까, 아니면 또 다른 희생자일까? 소설 잔혹한 어머니의 날 - 넬레 노이하우스 "보통은 괴롭힘을 당한 사람이 남을 괴롭힌다고 했죠. 하지만 고통스러운 유년기가 아이들을 학대하거나 사람을 죽인 데 대한 변명이 되는 건 아니죠!" "변명은 안 됩니다." 차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서 있던 하딩이 말했다. "하지만 설명은 되죠." 소설 "잔혹한 어머니의 날"은 맘몰스하인의 오래된 저택에서 남성 변사체 한 구가 발견되며, 보덴슈타인과 산더 형사를 주축으로 한 K11 강력반 수사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죽은 남성은 개 한 마리와 함께 홀로 살아가던 80대 노인 테오도르 라이펜라트였습니다. 죽은 지 10여 일이 지난 듯한 시신은 이미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고, 노인이 키우던 개 역시 아사 직전인 상태로 발견되었습니다. 개집에는 뼈들이 있었는데, 이 뼈들로 인해 단순 고독사 사건으로 치부..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