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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기록/국내여행

서울 궁 나들이 - 필름 카메라 들고 창덕궁, 덕수궁(경운궁)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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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궁궐을 산책하는 걸 즐겨합니다. 혼자 아니면 친구, 가족들과 시간이 나면 궁궐 나들이를 해요. 찬찬히 걸으면서 그리고 가만히 앉아서 생각에 잠기기도 하죠. 파란만장하기도 쓸쓸하기도 했던 조선의 역사에 대해 씁쓸한 마음을 가지다가, 아름다운 궁궐의 모습에 감탄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 기분으로 찍은 필름 사진을 보면 제가 느꼈던 궁궐의 아름다운 모습과 아련한 느낌을 잘 간직한 거 같아요. 제가 궁궐 산책을 하며 찍은 필름 사진들을, 궁궐의 역사와 함께 소개해 드릴게요.

 

 

 

1. 고즈넉한 자연 풍경이 아름다운, 창덕궁


 

 

 창덕궁은 북악산 왼쪽 봉우리인 응봉 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조선의 궁궐입니다. 1405년, 경복궁의 이궁으로 동쪽에 지어진 창덕궁은 전쟁이나 재난이 일어나 공식 궁궐을 사용하지 못할 때를 대비하여 지은 궁궐입니다. 이웃한 창경궁과 서로 다른 별개의 용도로 사용되었으나, 조선 시대에는 이 두 궁궐을 형제 궁궐이라 하여 동궐이라 불렀다고 합니다. 그 뒤 창덕궁은 1592년 임진왜란으로 모든 궁궐이 소실되어 재건되어 사용되었고, 1867년 흥선대원군에 의해 경복궁이 중건되기 전까지 조선의 법궁(法宮) 역할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조선의 궁궐 중 가장 오랜 기간 동안 임금들이 거처했던 궁궐이 바로 창덕궁입니다.

 

 

 

 

 창덕궁은 자연과 조화를 이룬 궁궐로 유명한데, 창덕궁이 자리한 곳은 언덕 지형이기 때문에 자연 지형에 맞게 배치하여 자연스러운 조성으로 건축물이 세워졌습니다. 그리고 비원으로 알려진 후원에는 숲과 나무, 연못, 정자, 화단 등이 어우러져 있어 자연과의 아름다운 조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현재 남아있는 조선의 궁궐 중 가장 잘 보존되어 있는 창덕궁은 199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되며,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자리 잡아 보호받고 있습니다.

 

 

 

 

 창덕궁은 궁궐과 자연의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기에 좋은 곳입니다. 찬찬히 궁궐을 돌아다니며 산책을 해도 좋고, 시간에 맞춰 미리 예약해서 후원에 다녀오는 것도 좋지요. 옛 선조들이 아름다운 자연 속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 수 있을 것만 같은 공간입니다. 조선의 많은 왕들이 가장 사랑했다는 궁궐 창덕궁, 저도 가장 좋아하는 궁궐입니다. 날이 따뜻해지면, 다시 한번 필름 카메라 들고 산책을 떠날까 해요.

 

 

 

2.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공간, 덕수궁(경운궁)


 

 

 덕수궁은 1592년 임진왜란 때 의주로 피난 떠난 선조가 한양으로 돌아왔을 때, 월산대군 저택과 주변의 민가를 여러 채 합하여 행궁으로 삼았던 것으로 시작됩니다. 이후 광해군이 즉위한 후 창덕궁으로 거처를 옮기면서 경운궁이란 이름을 사용되었습니다. 궁궐의 모습을 갖춘 덕수궁은 인목대비 유폐와 인조반정을 겪으면서 규모가 축소되었고, 인조가 즉위한 이후 즉조당과 석어당을 제외하고는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었습니다. 그 후 덕수궁은 왕이 공식적으로 머물며 국정업무를 보던 궁궐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였습니다.

 

 

 

 

 하지만 1895년 을미사변이 일어나고 신변의 위협을 느낀 고종이 러시아공사관으로 거처를 옮긴 후, 1897년 2월 덕수궁으로 환궁하게 되며 왕의 거처로 사용되었습니다. 대한제국이라는 황제국을 선포한 후 황궁으로서의 규모와 격식을 갖추게 되었지만, 1904년 덕수궁의 화재와 1907년 고종의 강제 퇴위 이후 덕수궁은 규모가 다시 축소되었습니다. 순종에게 양위한 고종이 머물게 된 덕수궁은 고종의 장수를 빈다는 의미로 덕수궁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덕수궁은 조선의 아픈 역사만큼이나 굴곡 많은 궁궐이지요.

 

 

 

 

 덕수궁에는 19세기 말부터 서양식 건물이 지어졌는데, 석조전이 대표적인 건물입니다. 석조전은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황궁의 정전으로 건립한 건물이며, 18세기 신고전주의 유럽 궁전 건축양식을 따른 것이라고 합니다. 시대가 지남에 따라 미술관, 박물관, 전시관 등으로 사용되다가 현재는 대한제국 역사관으로 개관하였습니다. 

 

 

 

 

 전통적인 건물과 서양식 건물이 지어진 궁궐이라서 덕수궁에 들어가면 묘한 느낌이 듭니다. 아직도 누군가 살고 있을 것만 같은, 멈춰진 역사 속 공간이 아니라 세월에 맞춰 함께 흐르는 듯한 공간처럼 느껴져요. 덕수궁에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있어 한 번씩 야외 미술 프로젝트를 하는데, 몇 년 전 덕수궁 현대미술 프로젝트를 보러 갔을 때가 생각이 납니다. 궁궐 내에서 오묘하게 현대 미술이 어우러진 풍경을 보고 있으니, 전통이 꼭 그대로 보존되는 게 고귀한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현재와 조화를 이루는 것이 더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아름다움을 덕수궁에서 볼 수 있는 것 같아 즐겁기도 해요. 또 다른 전시가 있다면, 기쁜 마음으로 즐기러 방문할 계획이랍니다. 

 

 


 제가 좋아하는 두 궁궐, 창덕궁과 덕수궁(경운궁)의 역사와 필름 사진 잘 보셨나요? 

 아름답게 보존되어 있는 조선의 궁궐을 걷다 보면, 바쁘게 살아가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났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은 여유로운 마음을 가져도 좋다는 혼자만의 다짐을 하기도,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지금을 행복하게 보내자는 현재의 소중함을 깨닫기도 하죠. 저에게 궁궐 산책은 바쁘거나 힘들 때 휴식처 같은 공간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에게도 그런 공간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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