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01 (목)
오 본부장님, 수리 과장님과 오랜만에 플랜튜드에서 점심.
09. 02 (금)
가는 가위바위보
나는 애플민트다
다는 다람쥐
라는 라일락
마는 마동석
바는 바밤바
사는 사기꾼
아는 아야
자는 자진모리
차는 차씨
카드, 그만. 긁어.
09. 03 (토)
요새 피곤하다는 핑계로 무언가를 많이 하지 않았다. 근데 이건 내 변명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루를 살아가되, 좀 더 즐겁게 그리고 활기차게 지내기. 이게 내가 지켜내야 하는 것.
오늘 하루도 돌아보면, 한 가지 기분 좋은 일이 있길 바라면서 밝게 생각하자.
09. 04 (일)
시명이의 브라이덜 샤워❤️
09. 06 (화)
이번 달은 하루를 회고하기를 도전하며 보내려고 한다. 하루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 그리고 내면과 외면을 좀 더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
9월도 즐겁고, 행복하게, 그리고 어제보다 더 좋은 내가 되어야지.
09. 07 (수)
여름에서 가을로, 계절이 지나갈 때면 책의 한 챕터를 넘기는 느낌이 든다. 마음을 환기시키기 위해서 집 정리를 했다. 짐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고 살아도, 내가 끌어안고 사는 것들이 많았다. 추억과 미련이 얽혀 이번에도 버리지 못하는 물건들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방 정리를 하고 나니 마음이 가뿐해진 느낌이다.
몇 년 동안 입지 않은, 앞으로도 입지 않을 듯한 옷들과, 부서졌지만 그동안 버리지 않았던 캐리어 등 정리하고 나니 아쉬운 마음보다는 홀가분한 기분이 더 든다.
놓지 못하는 걸 놓아주는 건 정말 큰일이다. 그리고 계속해서 그 일을 하려 한다. 생활을 가뿐하게, 밀도 있게 살아가자.
이 홀가분한 마음으로 가을을 맞이하자.
09. 08 (목)
연휴가 시작되니 너무 설렜다. 이 기분으로 이네양과 저녁을 맛있게 먹으러 회사 근처 맛집으로 갔다. 한식을 새롭게 해석해서 만든 식당이라고 하는데, 음식 맛이 꽤 훌륭했다. 맛도 좋고, 직원분들도 친절해서 덩달아 기분까지 좋아지는 그런 곳이었다.
식당에서 파는 막걸리가 있다고 해서 주문했는데, 정말 맛있었다. 달짝지근한 막걸리의 맛이 그냥 마셔도 좋았고, 메뉴와도 잘 어울려 만족스러운 저녁을 즐길 수 있었다. 식당만의 시그니처 메뉴는 식당의 개성을 뽐내는 것 같아 맛보면서 어떤 의미인지 생각하는 게 재미있다. 음식이나 음료를 맛보면서, 식당만이 가진 아이덴티티를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네양과의 만남은 늘 즐겁다. 학교, 회사, 모임 어디서든 나와 마음이 맞는 친구가 생길 수 있다. 그러니 사람을 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판단하지 않고, 편견 없이 사람을 보는 법을 점점 찾고 있다. 밀도 있는 인간관계를 가지고 싶다.
맛있는 저녁 식사를 즐겨 기분 좋은 하루다.
09. 09 (금)
연휴에 당일치기로 친구들과 태안에 놀러 갔다. 놀러 간 이유는 한국의 유일한 사막이라고 불리는 신두리 해안사구를 보기 위해서였다. 새벽에 출발했지만 어마어마한 귀향길에 차가 막혀서 약 7시간 만에 태안에 도착했다.
배가 너무 고파 점심을 먼저 먹기로 해서 태안에 유명하다는 게국지를 먹으러 갔다. 게국지는 꽃게와 전복, 새우 등 여러 해산물을 절인 배추와 끓인 음식이다. 전에 예능에서 먹는 걸 보고 꼭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경험하게 되어서 좋았았다. 하지만 나는 비린 맛이 나서 별로였다. 세상에 이런 음식도 있구나라는 생각으로 좋은 음식 경험을 한 걸로 만족했다.
그리고 오늘 여행의 목적이었던 신두리 해안사구! 어렸을 때 본 영화 “가을로”에서 한국의 유일한 사막이라고 해서 기억에 남아 있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사막의 모습은 많이 없었지만, 해변을 따라 모래가 있고 그 위에 여러 식물, 나무들이 자라고 있는 풍경이 생경하고 멋있었다.
산책을 하며 자연을 관찰하고, 풍경을 사진으로 담고,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는 이 시간이 너무 좋았다. 언젠가 가야지하고 생각만 하고 있었던 곳을, 마음 맞는 친구들과 가게 되니 너무 좋았다.
태안을 그냥 떠나기에 아쉬워서 친구들과 근처 카페에서 일몰을 감상했다. 탁 트인 풍경 속에서 서서히 하늘이 붉은빛으로 물드는 모습을 바라보니, 마음이 조금 편안해졌다. 요즘 무엇 때문인지 조급한 마음이 계속 들었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니 '내 걱정들은 그냥 나의 조급함에서 생기는 쓸데없는 생각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오늘 노을이 지는 하늘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진 것처럼, 이런 시간을 자주 갖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너무 내면만을 들여다보지 않도록 주의해야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마지막 코스는 부천으로 돌아와 고추장 삼겹살을 먹었다. 빡빡한 일정 때문에 집 근처로 돌아오는 게 편할 거 같다고 해서, 친구의 집 근처에 있는 삼겹살 맛집에 갔다. 고추장 삼겹살 집은 처음이었는데, 더덕과 같이 구운 고추장 양념 삼겹살은 정말 꿀맛이었다. 세상에는 내가 안 먹어본 음식이 너무 많고, 그중에서 내 입맛에 맞는 음식을 찾는 과정이 너무 즐겁다.
이 날의 짧지만 긴 여행은 아름다운 풍경과 맛있는 음식, 그리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해서 행복한 시간이었다. 나의 세계가 조금씩 넓어지고 다양해지고 있다는 게 너무 즐거운 요즘이다. 할까 말까 할 때는 그냥 해보자라는 생각을 더 많이 하면서, 이번 달도 좀 더 행복하게 살아보자.
09. 11 (일)
1. 어제보다 더 좋은 내가 되고 싶지만, 생각보다 나는 별로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특히 요새 들어 말이다. 나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지만, 좋은 사람이 될 수 없을 거 같달까... 나의 요즘은 우울하고, 설레고, 죄책감이 들고, 그럼에도 행복해지고 싶다.
2. 세상에 가벼운 고백은 없고, 내가 싫다고 해서 상대방 마음에 대해 책임이 없는 건 아니에요.
어쨌든 그 마음이 움직인 이유는 당신이니까.
- 멜로가 체질 中
09. 12 (월)
수리 과장님과 여러 가지 상황들로 몇 번의 약속이 파투 났었는데, 드디어 만났다! 전집에 ‘코가 삐뚤어지게 마셔보자!’고 하며 호기롭게 들어갔다. 먹고 싶은 메뉴들과 막걸리를 시켰는데, 너무너무 맛있었다. 좋아하는 사람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좀 더 속 깊은 대화를 하니 좋았다.
오래 앉아있었기에 계속 메뉴를 시켜 맛보았다. 처음에는 메밀전에 묵은지를 넣은 묵은지 메밀전이 있어서 시켰다. 맛있는 거+맛있는 거는 맛있겠지 싶었는데 담백하니 맛이 좋았다.
그리고 또 추가 메뉴를 시키려고 메뉴판을 보다가 가지전이 있길래, ‘가지전은 무슨 맛일까?’ 궁금해서 시켜보았다. 양꼬치집의 가지 튀김이나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가지 요리는 먹어봤지만, 가지전은 처음이라 신기해서 시켰는데, 이것도 너무나 맛있게 먹었다.
약 5시간의 식사는 배가 너무 불러 끝났다. 코가 삐뚤어지게 마시기로 하고, 배가 터지게 먹은 날이었지만, 좋은 사람과 좀 더 가까워진 계기가 된 오늘 약속이 내게는 행복이었다.
09. 13 (화)
퇴근 후 동네 친구와 만나서 집 근처 공원을 산책했다. 안양천을 혼자 자전거 타고 운동한 적은 많은데, 동네 친구랑 시간 맞춰서 간 적은 처음이었다.
친구랑 걷다가 벤치에 앉아 두런두런 얘기 나누는 시간이 좋았다. 소소하지만 이런 시간이 내게는 필요한 거 같다.
09. 14 (수)
리추얼을 하면서 내가 가장 많이 변화한 게 있다면, 주변 사람들에게 내 감정을 표현하는 게 늘었다는 점이다. 애정, 고마움 등 긍정적인 표현을 전보다 많이 하고 있다.
전에는 내 마음을 알아주겠지 또는 나중에 전해도 되겠지 등 미뤘던 것 같다. 근데 오늘 하루를 생각하고 지내니, 이 마음을 지금 전하지 못하면 전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표현하며 지내고 있다. 아직 망설이는 순간들이 많지만, 조금씩 더 많이 표현하며 살아보고 싶다.
문득 주변 사람들이 생각이 나 내 마음을 표현했던 오늘.
1) 같은 팀이었던 후배가 요새 새로운 팀장 때문에 힘들어한다는 소식을 전해 들어서, 안부를 물을 겸 카톡을 하다가 힘내라고 기프트콘을 보냈다. 이걸로 나의 응원이 닿았으면…
2) 고등학교 때 친한 친구 셋이서 생일계를 하는데, 그때 주는 선물 말고 따로 하나 더 선물했다. 내가 힘들 때면 맨 처음 연락해서 이야기를 하게 되는 내 친구 수희. 그럴 때마다 짜증 한번 내지 않고, 얘기를 들어주고 위로와 적당한 조언을 해주는 게 늘 고마웠다. 생일을 맞이해 고맙다고 마음을 전했다. 가까울수록 더 소중히 대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계속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표현하면, 언가는 표현하는 게 익숙해지겠지?! 표현하니 내 마음이 더 든든해진다.
09. 15 (목)
독서모임을 연장하면서 파트너님과 좀 더 친해져서 종종 개인톡을 했다. 내가 이직을 하고, 파트너님도 이직을 하면서 서로의 회사가 근처라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언제 한번 퇴근 후에 맥주 한잔 하자!’라고 말했는데, 서로 바쁘다는 핑계로 보지 못했다. 이러다가는 평생 못 볼 거 같아서 오늘 야근 후에 잠깐이라도 보자고 해서 만나게 되었다.
만나서 맥주 한잔 마신다는 게 2차로 자리까지 옮겨서 맛있고 즐거운 술자리를 즐겼다. 오랜만에 퇴근 후에 치맥과 이자카야를 가니 피곤하지만 신나기도 했다. 회사 근처에 친구가 생긴 느낌도 들고, “Yes!”를 좀 더 자주 외치니 재미난 일이 생겨서 좋다.
09. 17 (토)
1. 오랜만에 민쥬와 신촌에서 만났다. 맛집 오픈런을 하기 위해 식당이 문을 열기 전에 만났는데, 우리 말고 부지런한 사람이 많아 대기줄이 무척이나 길었다. 오픈하고 앞에 분들 다 들어가니 자리가 없어서, 다 드실 때까지 30분을 더 기다렸다. 그렇게 오래 기다리고 드디어 들어간 맛집! 기대하면서 먹었는데 유린기, 탄탄면, 비빔면은 진짜 맛있었다. 기다린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그리고 카이막을 맛보기 위해 근처 카페에 갔다. 먹어본 친구들이 진짜 다 맛있다고 하고, 백종원 아저씨가 천상의 맛이라고 해서 궁금했던 카이막! 너무너무 기대를 하고 먹어서인지, 아니면 꿀맛에 가려서인지 나는 처음 먹고 ‘잉? 천상이 이런 맛인가?!‘ 싶었다.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천상에서의 맛은 이런 느낌이구나하고,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 디저트였다. 그래도 모래 커피라고 하는 커피는 너무 맛있어서 좋았던 카페였다.
오늘 만남에서 가장 기대했던 건 양궁이다. 그냥 오락실의 사격 같은 느낌일 줄 알았는데, 정말 훈련을 받고 왔다. 처음에 선생님에게 레슨을 받고, 자리를 옮겨서 친구와 게임을 하는데 계속해서 선생님들이 자세를 봐주셨다. 내가 양궁선수가 된 것처럼 진지하게 임하게 되었다. 양궁이라는 스포츠를 알게 되었고 경험하게 된 좋은 계기였다. 다음번엔 더 잘할 거야!
민쥬와 알차고 재밌게 논 신촌 나들이었다. 이렇게 안 해본 것들도 계속해서 재밌게 하고 싶은 요즘이다.
2. 시명이, 재훈이와 Yum에서 저녁.
09. 19 (월)
무화과 먹은 날.
09. 20 (화)
1. 며칠 전 인영이에게 내가 선물 받거나 산 것 중에 쓰지 않는 새물건을 택배로 보냈다. 그리고 오늘 받았다는 답장이 왔다.
하나는 지인에게 선물 받은 빗인데, 선물 받기 전에 비슷한 빗을 새로 사서 필요가 없었다. 친구가 내 빗을 전에 사용하고는 너무 좋다고 해서 더 필요한 사람에게 주는 게 좋겠다 생각해서 주었다.
다른 하나는 일루지앵의 행복 찾기 모자. 너무 기대하던 벙거지 모자였는데, 내가 아무리 써봐도 안 어울렸다. ‘아닐 거야…’라고 생각하면서 계속 써봤는데도 벙거지는 나에게 어울리지 않았다. 인영이는 모자가 되게 잘 어울리는 두상을 가지고 있어, 슬프지만 더 잘 어울리는 사람에게 가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 모자를 보내주었다.
역시나 인증샷으로 보내준 인영이의 모습은 너무 잘 어울렸다. 모자에 대한 아쉬운 마음은 크지만, 친구에게 어울리고 좋아해서 나도 행복해졌다.
쥐고 있는 것이 행복이 아님을, 나의 것을 찾다가 내 거가 아니라 생각되면 더 맞는 다른 사람에게 전달해 주는 것도 행복임을 생각하게 되었다.
2. 시명이에게 선물로 준 커트러리.
09. 21 (수)
조연탄의 삼겹살, 맛있다!
09. 24 (토)
1. 바쁜 요즘이지만, 그래도 밀도 있게 살아가자.
2. 저녁, 잠깐의 산책.
09. 25 (일)
킴, 임이, 민쥬, 차차와 함께 한 파주에서의 하루.
(생선구이, 카페, 타조농장, 갈릴리농원, 별 보기)
09. 28 (수)
선물 받은 개구리 우산과 청귤청.
09. 29 (목)
야근 후 먹은 삼겹살 야식.
09. 30 (금)
식물도 사고, 마음에 드는 에코백도 사고.
- 2022년 9월의 기록,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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