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01 (월)
1. 사실 아직은 뭘 내가 엄청 좋아하는지, 어떤 걸 잘하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내게 주어진 하루하루에만 충실하자고 생각하면서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이렇게 살아가다 보면, 나를, 그리고 내 삶을 가장 사랑하게 되길 바라면서 말이다. 내면과 외면이 단단해지면서 나를 믿고 사랑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2. 요즘 나의 뿌듯함을 채워주는 1순위는 등산이다. 삶의 활력이 높아지는 기분. 지난 토요일에 갔던 등산으로 한번 더 “생각은 조금, 행동은 바로!”라는 걸 깨달았다. 운악산 등산 벙은 한여름의 무더위와 남자 멤버들만 있어 속도 차이가 날까 봐 망설였었다. 근데 내 맘 속에는 ‘가고 싶어!’가 컸었고, 그냥 참석 버튼 누르고 갔다.
결론적으로 같이 갔던 멤버들과의 친밀한 동지애, 작열하는 태양 아래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을 보았고, 그리고 그 순간에 있는 ‘나’의 순간을 얻었다. 망설여질 때면 ‘이건 도전이니깐 해보자!’라는 생각을 제일 먼저 한다. 밋밋했던 내 일상이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지는 요즘, 망설여질 때면 그냥 해보자!
08. 02 (화)
출근 2일 차. 아직 주어진 업무가 없는데도 낯선 환경이라 그런지 피곤하다. 집으로 돌아오면 그냥 눕고 싶어 진다. 그래도 ‘뭐 하나라도 하자!’ 싶어서 몸을 움직였다.
7월 달일기 정리를 시작하다가, 며칠 전에 사놓은 맥주 하나를 땄다. “고길동 에일”이라고 수제 맥주. 추억의 고길동 아저씨의 나이대가 돼버린 나. 이제 고길동 씨의 애환을 더 잘 이해하게 돼버린 거다.
고길동 씨 맥주를 마시면서, 이번주도 힘내자고 다짐했다.
직장인들 화이팅!
08. 03 (수)
새로운 곳에 가면 다 낯설 것이다. 요즘은 이직한 회사 근처를 생경해하는 중이다. 지금은 회사 위치에서 어느 쪽으로 가야 버스를 타는지도 헷갈리는 중이지만, 얼른 이 동네 빠싹이가 되고 싶다. 점심쯤에 팀장님이 가로수길 쪽으로 한번 가보자고 해서, 회사 근처를 산책했다. 엄청 오랜만에 간 가로수길은 많이 변했다. 평일 낮이라 그런지 굉장히 한산했고, 내가 기억하던 가로수길과 달라져서 신기했다.
조금 걷다가 팀장님의 추억이라고 한 타코집을 갔다. 수진님이 멕시코에 있을 때 타코가 먹고 싶었는데, 코엑스에는 내가 원하는 타코가 팔지 않아 멕시코 음식으로 만족하다가 드디어 비슷한 타코를 먹었다. 이곳 또한 한국화 된 타코집이었지만, 오랜만에 타코 먹으니 너무너무 맛있었다. 많이 돌아다니면서 어디가 맛집이고, 어디 카페가 좋은지 빨리 알아보고 싶다.
08. 04 (목)
리추얼을 하면서 달 초반에 전 달의 일기를 모아 블로그에 업로드하기 시작했다. 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일과 도전을 하면서 한 달을 살았는지 돌아본다는 느낌으로 글을 정리해서 올리는 중이다.
7월의 달일기도 얼른 정리하고 싶어서, 며칠 동안 시간을 쪼개서 완성했다. 이번달도 정리하면서, ‘나의 한 달이 이렇게 다채롭고 즐거웠다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하루들에서 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현이야, 7월 한 달 즐겁게 잘 지냈어!
08. 05 (금)
1. 오근내 닭갈비를 먹었다.
2. 퇴근을 하고 친구들과 심야 영화를 보기 위해 만났다. 용산 IMAX에서 보는 영화 “비상선언”을 보기 위한 만남이었다. 늦은 밤임에도 불구하고 영화관에는 사람들이 은근히 많았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영화를 관람했다.
송강호, 김남길, 임시완, 이병헌, 전도연 등 엄청난 영화배우들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난 이 영화가 별로였다. 누군가의 노력에 대해 별로라고 정말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지만, 영화의 줄거리가 한국 재난 영화 패키지 상품처럼, 관객들에게 뭘 좋아할지 몰라 다 넣어봤어라는 그런 느낌이랄까…
같이 영화를 보고 나온 친구들과 허허 웃으며 본인들의 생각을 얘기했는데, 다들 비슷한 포인트에서 비슷한 생각을 했었다. 그래도 밤늦은 시간에 영화를 보고,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드라이브한 새벽이 즐겁기도 한 날이었다.
3. 내가 ‘멋있다’고 생각하는 사람한테 궁금한 마음에 드는 사람 되고 싶지 않아요?
- 굿수진님
08. 06 (토)
1. 솥삼 드디어 먹었다. 맛있다!
2. 여름이면 생각나는 빙수. 여름의 절반을 넘은 시점에 아직도 빙수를 먹지 못해서 빙수빙수 노래를 부르고 다녔었다.
그리고 드디어 설빙 빙수를 먹었다! 내가 원했던 멜론 빙수는 아니었지만, 달달한 망고 빙수도 맛나다.
무더운 여름날, 각자의 행복 찾기 방법으로 시원하게 여름을 나길.
3. 도전 리추얼로 인해 사람들에게 더 많이 표현하고 있다.
고맙다, 좋아한다 등 내 마음을 아끼지 않을래.
4. 저는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Everything happens for a reason)고 생각해요.
"The universe doesn’t make mistakes."라고 수진님이 나눠준 말처럼 말이죠.
그래서 저는 이 아이스크림이, 이 음악이 우주가 나에게 보내는 싸인이라 생각하고 걷기로 했어요.
- 메리님
08. 07 (일)
종나 멋지게 살아야지.
진짜 시간은 미친 듯이 빠르니
하고 싶은 지 미루지 말고 다해 보면서.
- 방구석님
08. 08 (월)
1. 나는 부끄럽게도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받을 때 손톱을 깨무는 버릇이 있다. 어렸을 때보다는 덜 하지만, 아직도 한 번씩 손톱을 깨무는 나를 발견할 때가 종종 있다. 그래서 젤네일을 하고 다니다가 요 몇 년 안 했는데, 젤페디를 바꾸러 간 김에 젤네일도 했다.
선생님께 등산을 요새 다녀 깨지거나 긁히는 거 보기 싫다니깐, 손톱과 비슷한 색을 추천해 주셨다. 내가 투명과 누드톤 사이에 고민하고 있으니, “고민하지 말고 테스트해 줄게요!”라고 하셨다. 그 말에 작은 감동을 받았다.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말고 일단 한번 발라보라는 말이, 평상시에도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게끔 했다. 그리고 나 혼자 고민하는 것보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그리고 페디 색은 가 좋아하는 보라색으로 발랐다. ‘여름이니깐, 남들이 많이 하니깐’ 이런 생각을 많이 하기보다, 온전히 내가 좋아하는 색으로 골랐다. 근데 발랐더니 너무너무 이뻤다. 나한테 잘 어울리는 거 같아 기분이 좋아졌다. 내가 좋아하는 취향을 담고 살자라는 다짐을 한 번 더 하게 한 오늘 하루.
2. "지금의 슬프고 외로운 나도 잘 데리고 가야지. 편안하고 따뜻한 나도 곧 만날 테니까. 지치니까 힘드니까 지친 대로 힘든 대로 살아보자. 괜찮다 괜찮다 계속 말해주면서." 사는 건 누구에게나 종종 슬프고 외롭고 힘든 일이니까요.
서로를 위로하고 응원하며, 험한 세상을 고되게 살아가는 마음을 달래시길, 내일을 살아갈 힘을 얻으시길요.
사는 건 다른 내가 되는 게 아니라, 그런 나를 나라도 사랑해 주며 잘 데리고 사는 일 같아요.
그러니까 꼭 나는, 끝의 끝까지, 내 편이 되어주기로 해요.
- 슝슝님
3. "한 인간이 오롯이 홀로 마주할 수밖에 없는 고독과 외로움, 인생의 무게감"이라는 말에 저도 손정기 작가님의 작품이 궁금해지네요. 잘 살고 있는데 문득문득 쏟아지는 마음들이 있어요. 어떤 날은 그런 마음이 들어도 괜찮은데, 어떤 날은 쏟아지는 마음을 속절없이 바라보기도 해요. 작가님의 작품들은 그 마음을 어떻게 받아 들을지 생각하게 하는 거 같아요.
- 우리, 우리 마음 안에 어떤 일이 일어나도 잘 토닥토닥해 주며 다독여봐요. - 수님
4. 우리는 진짜 작고 보잘것없는 존재네요. 눈을 감고 위로 또 위로 솟아올라 우주에서 보이지 않는 나를 상상합니다.
- 굿수진님
5. 우리는 작고 또 작은 존재. 그러나 마음만은 사랑으로 우주만큼 커질 수도 있는 존재.
눈을 감고 상상하는 수진님을 떠올려보며 저도 고요해져 봅니다.
- 수님
08. 09 (화)
1.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면 기쁨은 두 배, 슬픔은 반이 되더라고요.
나에게 일어나는 일을 내 맘대로 할 수는 없지만, 그걸 받아들이는 내 마음은 나에게 달렸으니까요.
오늘로 나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우주가 나에게 보내는 싸인이라고 생각해 보아요.
- 메리님
2. 사랑스럽게 대상을 바라보고 표현한 작가님의 작품을 보면, 나도 저렇게 무언가를 애정 갖고 봐야지 생각해요.
- 루이스 웨인은 사랑하는 아내가 아파서 누워있는 동안 병강호를 하면서 고양이를 관찰하고 그리기 시작했다고 해요. 어련 상황에서든 내가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그 안에서도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들을 발견하고, 그로 인해 힘을 낼 수 있는 것 같아요. - 메리님
08. 10 (수)
밤에 영화•독서 모임의 이번 달 영화인 “패터슨”을 보았다. 사실 어제 초반까지 보다가 너무 졸려서 자버렸다. 보통의 영화에 있는 기승전결이 없는, 일상의 잔잔함을 옮겨놓은 영화였다.
영화가 너무 재미없어서 보다 말다를 했는데, 글을 쓰고 있는 지금 한 가지 스치고 지나간 생각이 있다. 내가 너무 자극적인 것만 원하다가, 평범한 일상의 행복을 지루하다고 여기고 지나치고 있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 말이다.
영화를 본 후, 어떤 이의 감상평이 기억에 남아 남겨본다.
“숨은 그림 찾기였다.
‘예술가들은 다르게 살 거야.’가 아니라,
예술가들은 평범함 속에서 숨은 그림을 찾아내는 거였다.”
08. 11 (목)
1. 나는 9호선 지옥철을 타고 출퇴근한다. 전 회사는 9호선 밖에 답이 없어서 타고 다녔었는데, 이직한 회사는 지하철역에서 내려서도 버스를 한번 더 환승을 해야 하는, 출퇴근이 더 빡세 졌다.
출근은 그냥 완행을 타고 다니기로 마음을 먹었고, 퇴근은 여러 방면으로 생각해보고 있다. 오늘 정말 생각지 않은 방법으로 퇴근해 보았다. 압구정역까지 걸어가서 3호선→5호선을 탔는데, 일단 서서 가더라도 편안해서 좋았다. 그리고 시간도 9호선 탔을 때랑 비슷하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다녀보면서, 집에 가는 최적의 루트를 찾아보아야겠다.
9호선을 타고 다니면서 너무너무 힘들기도 하지만, 이걸 타면서 리추얼 글을 올리고 댓글을 다는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지냈다. 그러니 엄청 힘든 시간은 아니었다.
나만의 세계에 빠져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며, 오늘도 출퇴근길 화이팅!
2. 뭐든 일은 해 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우리는 종종 시작 전부 다 망설이고 생각 많아지고 하잖아요?
이렇게 하나 둘, 좋아하는 것들을 모으고 하다 보면 그것들이 쌓여서 나만의 취향이 되는 거니까요!
- 메리님
08. 12 (금)
사회 초년생이었던, 아무것도 모르던 코찔찔이 시절이 다들 있을 것이다. 그 시절의 나는 아무것도 몰라 고단했고, 그래도 열심히 일하려고 엄청 노력했던 시기였다.
그때 서로를 토닥이며 일했던 동료들을 1년에 한두 번 만나고 있다. 서로를 잊을만하면 연락해서 만나 근황과 지난 추억을 곱씹으며 재미난 식사 자리를 한다. 이번에 내가 먼저 이직했다고 연락하면서 저녁 데이트 약속을 잡았다.
이제는 언니라는 호칭으로 부르라고 하는 옛 동료들과 오랜만에 한여름의 밤의 데이트. 바람이 선선하게 부는 여름밤의 공기가 좋아 테라스에서 저녁을 먹었다. 모기떼의 습격은 덤이었지만, 우리끼리 있는 공간에서 즐겁게 수다하며 시간을 보냈다.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의 가정을 꾸리며 살아가는 언니들을 보니, 그들의 행복을 진심으로 빌어주고 싶다. 첫 회사는 나에게 정말 힘들어서 다시 그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지만, 이 언니들을 만난 게 나에게는 또한 행운이기에 메리님이 말하는 우주의 필연이라 생각하려고 한다.
내게 온 귀한 인연들을 소중히 여기며, 오늘 하루도 행복하다.
08. 13 (토)
토요일, 연휴의 시작일에 산악회 벙을 신청해 놓은 북한산 등산을 하였다. 이번주에 계속 비가 와서 취소될까 싶었는데, 토요일 오전에는 비가 오지 않는다고 해서 북한산 등산이 진행되었다. 진짜 오래전에 가봤던 곳이라 궁금했던 북한산. 힘들었지만 원효봉-백운대까지 완등했다.
하지만 오늘 등산은 나에게 정말 다이내믹했던 등산이었다. 오르다가 손바닥 다 쓸리고, 벌에 쏘이고, 난간에 손톱 밑 찔리고, 거기다가 하산길에 비까지…
다행히 크게 다치지 않았지만, 산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깨달은 하루였다. 이제 조금 자주 탄다고 오만해지지 말고, 늘 겸손하게 등산해야겠다고 다짐했다.
08. 14 (일)
나는 반복을 사랑한다.
더 정확히는 무엇인가 반복되는 가운데서 일어나는 변주에 흥미가 있다.
우리가 사는 하루하루는 그 전날의 변주이지 않나.
- 짐 자무시, 영화 < 패터슨> 감독
08. 15 (월)
단골 미용실 원장님이 지난번 머리를 해주실 때, 다음번에는 머리를 길러와서 히피펌을 한번 해보자고 하셨다. 나도 묶고 다니기에 좋을 거 같아서 6개월 동안 머리를 길러봤는데, 내 머리는 그리 쉽게 자라지 않았다.
그래도 머리를 할 때가 되어서 중단발인 머리로 뽀글뽀글 펌을 하고 왔다. 생각보다 더 뽀글해서 한동안 머리를 묶고 다녀야겠지만, 기분전환이 되어 좋은 날이다.
08. 16 (화)
1. 나는 다이어리를 꾸준히 쓰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다이어리에 기록이나 일기를 잘 쓰고 있는 줄 알았는데, 요즘 틈틈이 지난해의 일기를 정리하면서 보니 아니었다. 그냥 다이어리를 가지고 있던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래도 그때 느꼈던 감정과 추억을 해일기로 정리하고 있는 중이다. 우울하고 부정적인 얘기가 많아 나 혼자 간직할까 하지만 말이다.
작년과 재작년 다이어리에 쓴 글을 보면서 몇 가지 느낀 게 있는데,
1) 나는 지금 전보다 더 밝은 사람이 되었구나.
2) 힘든 순간이 있었지만, 지금은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하는구나.
3) 그때 하고 싶다고 망설였던 걸, 지금은 하고 있는 게 많구나. 등등
요즘 여러 가지 도전과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는 게 재밌긴 했지만, 피로하기도 하고 돈이 조금 많이 들기도 해서 자제해야 하나 싶었다. 하지만 현재 내가 쓰는 다이어리의 달력과 작년, 재작년 달력을 비교해 보면 전 요즘 다채롭게 지내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그 다채로움 속에서 내가 더 밝아지고, 더 많은 감정과 생각을 가지게 되고, 미래의 불안보다 현재를 충실히 살아가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안정된 미래를 생각할 때는 억압해 왔던 것들을, 현재에 충실하자고 여기니깐 그냥 하고 있었다.
내가 살아있는 오늘이, 그리고 내일이 계속해서 당연하다고 여겼던 과거의 나와 달리, 내가 언제 죽을지 모르니 현재만 보고 살아가자고 여기는 지금의 내가 더 생기 있게 살아있다고 느껴진다. 그래서 과거의 나로 돌아가지 않으려 한다. 현재의 나를 믿고, 오늘 하루도 충실히 살아가고 싶다. 하늘이 내게 공짜로 주신, 귀중한 하루니깐!
2. 눈으로 잘 담았으니까 괜찮아.
기억 속에 잘 저장되어 있어서 꺼내볼 수 있어.
- 메리님 짝꿍
3. 수진님 글이 생각을 곱씹게 되네요. 좋다고 '다음에 또 하자!'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마음껏 만끽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요. 미래의 행복을 염원하지 말고, 현재의 행복을 누리는 것! 요즘 불안이 올라오고 있었는데, 수진님의 글을 읽고 '그래! 나 현재를 잘 살아보자! 이렇게 살다 보면 미래도 당연히 행복하겠지?'라고 다시 생각했어요.
- 맞아요! 마음이 미래에 가면 불안한데 자꾸 마음은 과거로 미래로 달리기를 하고요. 지금을 잘 살면 나중의 지금에 있는 나도 잘 살 수밖에 없다는 걸 믿어줍시다. 불안하고 흔들릴 때 우리 서로가 있잖아요. - 수진님
08. 17 (수)
1. 오늘은 마음이 시끄러운 일이 있어 기분이 좋지 않았다. '자기 전 명상을 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어 유튜브를 켰다. 명상을 하다가도 계속 생각들이 퐁퐁 솟아났는데, 그런 생각들을 그냥 오는가 보다, 흘려보내라고 하였다.
파도가 왔다가 지나가는 것처럼, 내 생각들도 내게 왔다가 거대한 나의 감정의 바다에 다시 흘러 들어가는 거라고 여기니깐 지금 내 마음이 조금은 평온해진 느낌이다.
이 조그만 현재의 기분에 연연하진 말자는 생각.
이 기분에 잠식되어 나의 바다에 폭풍을 만들지 말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마음만은 내 것이니, 내가 잘 지켜내야지.
2. 작가님 제가 좋아하는 말 중에 계단을 오를 때 힘이 드는 건 계단이 직각이라 그렇데요.
평범한 일상에서 다음 계단을 오를 때가 제일 망설여지고 주저하게 되고 힘도 많이 든데요.
근데 그걸 넘어서면 또 한 계단을 오른 거라고...
저도 요즘 그런데요. 같이 힘내요!
- w-sosothink님의 토닥이
08. 19 (금)
매일을 소중하게 보내고, 그걸 또 잘 간직하는 투투님 멋져요!
나를 생각해서 즐긴 하루와 그로 인해 받은 에너지가 내 주변 사람들에게도 전해져서 더 커지는 것.
그건 너무 좋은 기분인 것 같아요. 소중한 매일을 응원해요!
- 메리님
08. 20 (토)
한 달 전부터 친구들과 약속한 계곡에, 드디어 갔다. 화천 광덕계곡이라는 곳인데, 사람들이 적어 여유롭게 편하게 계곡을 즐기며 놀았다. 평상을 빌려서 고기도 구워 먹고 백숙도 만들어 먹고, 떡볶이, 라면 등 하루종일 배 터지게 먹으면서 놀았다.
이 여름이 가기 전, 청량하고 즐거운 여름 추억 하나 간직하고 지나간다.
08. 21 (일)
1. 리추얼 멤버를 직접 만나는 첫날이라 너무 두근두근했던 오늘 등산벙. 멀리서 보이는 메리님과 쏘희님을 한눈에 알아봤다. 너무 반갑고 신기했던 첫 만남이었다. 오늘 불암산은 초보자 코스라고 듣고, 메리님과 소희님 셋이서 살방살방 걸으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코스가 엄청 길었다. 3시간 코스라고 믿고 왔던 두 사람에게 미안했던 등산이었다.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정상의 태극기까지 함께 올라갔다. 우리가 함께 했던 성취와 뿌듯함을 잊지 못할 거 같다. 불암산을 생각할 때면, 메리님과 소희님이 먼저 생각날 것이다. 6시간 등산 코스를 마치고 먹었던 치맥은 세상 어느 음식보다 맛있었다. 시원한 맥주 한 모금과 바삭한 치킨 한입은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리추얼 멤버와 함께 와서 더 즐겁고, 의미 있었던 오늘의 등산. 나에게 간직해야 할 오늘의 추억이 하나 더 생겼다.
2. 킴과 곱창 저녁!
08. 23 (화)
이직한 회사에 적응 중이라 요새 피곤하다. 나는 행사 기획 일을 하는데, 이번에 제안서 작성 업무를 받았다. 새 회사에서 받은 첫 번째 일이라는 부담감, 그걸 잘하고 싶은 조바심, 잘하지 못할까 봐 불안함, 날 데리고 온 팀장님이 실망하지 않을까 등등 조금 부정적인 감정이 들기도 했다.
며칠 동안 혼자 끙끙대고 야근하면서도 속도가 안 나서 답답했다.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정말 100% 잘하면, 내가 사장하지! 새로운 회사와 새로운 상사들에게 나의 미흡한 점을 배우면 되는 거고, 그러려고 이직한 건데 왜 나는 완벽하게 보이고 싶을까?!’ 이런 생각 말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그냥 오늘은 좀 쉬고 내일 다시 화이팅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퇴근했다. 내가 완벽할 수 없다는 것, 그래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고 배우면서 성장하자라는 생각을 깨달았다. 터덜터덜 집 가는 길에, 얼마 전에 이벤트로 받은 편의점 만원 상품권이 생각나 간식 털이를 하고 집에 갔다. 부정적인 감정이 들 때 달달구리들을 먹으며 힘내기 위해서.
오늘 하루도 완벽하지 않지만 좋은 나를 가지고 최선을 다해 살아보자.
08. 24 (수)
지난 일요일 등산 벙에서 만났던 소희님이 직접 만든 발찌를 선물 주셨다. 색감이 너무나 이쁜 두 개의 발찌를 쓰기 아깝다 생각 들다가 ‘이번 여름 가기 전에 많이 하고 다니는 게 더 좋겠어!’라는 생각으로 출근할 때 하나 착용했다. 너무 이쁘고 마음에 쏙 들었다. 발찌를 하나 했을 뿐인데, 놀러 가는 것처럼 기분도 좋아졌다.
이렇게 이쁘고 소중한 선물 해주셔서 다시 한번 소희님 감사하다.
08. 25 (목)
이번주가 좀 바쁜 주라서 계속 야근을 하고 있다. 야근을 하다가 집중이 안 돼서 집에 가서 한숨 자고 다음날 아침 7시에 출근을 했다. 머리를 한번 비우고 다시 시작하니, 더 집중이 잘되고 효율적이었다.
힘들면 한 템포 쉬고 다시 힘을 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08. 27 (토)
1. 가깝고도 먼 관계의 형부의 가족, 형부의 형 결혼식에 초대받아서 다녀왔다. 진심으로 두 사람의 앞날을 축하하며, 결혼식을 행복하게 바라봤다. 사람들의 행복한 얼굴과, 신랑신부의 사랑스러운 모습에 나까지 기분이 막 좋아졌다.
세상에 사랑이라는 감정을 주워 담을 수 있다면, 여기 이곳에서 사랑 한 바구니를 주울 수 있을 거 같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가족이 탄생하는 행복한 순간에 나도 축하할 수 있게 되어 좋은 하루였다.
2. 시명이에게 케로피 바쿠백을 선물로 받았다. 너무 귀엽다.
08. 30 (화)
임이, 킴, 민쥬와 또보겠지 떡볶이, 설빙, 인생네컷, 선물 교환식!
너무 즐거웠다.
08. 31 (수)
1. 이따금 나는 내가 버린 것들을 생각한다.
물건, 시간, 그리고 사람.
그래. 사람, 사람들.
내가 버린 모든 것들에는 사람이 들어있지 않았을까.
이렇게 잠 못 드는 밤에는 그 사람들이 생각난다.
어쩌면 우리는 다른 결말을 맞이할 수 있었을까. 아마도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니 그럼에도 생각나는 그들로 슬퍼지는 밤이다.
2. 이번 한 달도 잘 살았다.
- 2022년 8월의 기록,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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