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에게 따뜻한 위로와 버팀목이 된다면, 영화 아이(I) 감상평 (스포 있음)

" 인생 원래 고다. 쓸 고, 빌어먹을 고라고. "

- 아이 中

 

 

영화 <아이> 스틸 이미지 /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미혼모와 보호 종료 아동.

 세상에 내몰린 사람들이 서로를 어떻게 보듬어줄 수 있는지 보여준 영화입니다. 극단적인 상황 때문에 조금은 껄끄럽기도, 한국 영화 클리셰가 보여서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어쩌면 영화보다 처절하게 살고 있는 이들이 많지 않을까도 싶네요.

 

 절대적 빈곤이 아닌 남과 비교하여 빈곤을 느끼며 사는 지금, 남의 불행으로 나의 현실이 낫다고 생각하는 게 치졸한 것 같습니다. 누려왔던 것들에 대한 행복을 모르고 지냈던 저에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당연하지 않았음을 느끼게 해 줍니다. 아영이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더라면, 좋은 부모님과 사이좋은 형제자매 속에서 지냈더라면, 그녀는 삶을 조금 여유롭게 살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요.

 

 아영이 보육원 출신 친구들과 자조 섞인 손병호 게임을 할 때도, 낡아 버려야 하는 고물 세탁기를 꾸역꾸역 쓸 때도, 친구가 죽었는데 무연고자 처리가 되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던 때에도, 아영을 비롯한 아이들은 자신들이 버려져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니 참으로 씁쓸하고 슬픕니다.

 

 

영화 <아이> 스틸 이미지 /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저는 영채의 삶의 모습을 응원하지 않습니다. 술집 여자의 삶을 연민하지도 않죠. 하지만 그녀가 왜 거기까지 내몰렸는지, 아이를 낳았음에도 다시 그곳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 답답했습니다. 그런 그녀를 또 내몰아서 아이를 포기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상황들까지 말이죠.

  

 영화의 후반부에 아영이 영채에게 혁이를 다시 데려와, 자신이 함께 돌봐 주겠다며 포기하지 말라고 합니다. 그들은 서로 도우며 잘 살 수 있을까요? 지극히 긍정적인 결말로 끝나지만, 현실에서 그들이 과연 잘 지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드네요. 하지만 아영은 자신과 같은 아이로 만들고 싶지 않아, 혁이에게 무한한 애정을 줄 거라 생각됩니다. 자신이 겪었던 슬픔, 두려움, 아픔을 모르고, 밝고 명랑하게 컸으면 좋겠어서 말입니다.

 

 

영화 <아이> 스틸 이미지 / 사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가 끝나고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아영의 보육원 친구 경수의 대사였습니다. 쓸쓸한 목소리로 아영에게 "우리가 가족이 아니면 뭐냐고…"라고 말하며 집을 나섰던 그는, 살아서 친구들 곁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피가 섞이지 않아도 아픔을 나누었던 그 시간들로 엮어진 사람들은 서로를 위로해줄 수 있는 가족이 될 수 있다는 걸, 영화 "아이"는 보여주고 싶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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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화 별점은?

 

★★★☆☆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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