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일기/달일기

나의 달일기. 2022년 5월

728x90

05. 01 (일)

 

 

저번 리추얼 모임에서 6월까지 산 3곳을 등산한다고 목표를 세웠는데, 오늘 혼자 불암산을 다녀왔다. 몸이 왜 이렇게 요새 피곤한가 싶어서 가기 싫긴 했는데, 그래도 집에 있으면 더 피곤한 거 같아서 생각을 덜 하고 몸을 움직여 집을 나선 것이었다. 정말 5분 올라가다 쉬고, 5분 올라가다 하늘 보고, 걷다가 배가 고파 김밥도 먹고 이렇게 천천히 올라갔다.

 

얼마 전에 메리님이 잎들이 흔들리는 건 잎들도 운동을 하는 거라는 글이 되게 인상 깊게 봤었나 보다.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와, 잎들이 춤춘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멍하니 바라봤다.

 

어느새 도착한 정상. 뿌듯한 기분으로 산의 정취를 마음껏 감상하고 싶었지만, 바람이 거세게 불어 사진 몇 장 찍고 급히 내려왔다. 요즘 변화된 일 중 하나는 낯선 사람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산을 혼자 다니면서 사진 찍어달라고 부탁하는 일을 도전처럼 하다 보니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생각보다 막상 해보면 그리 어려운 일은 없다.

 


 

05. 02 (월)

 

 

1. 글이란 참으로 대단하다. 스물 한 살의 청신한 얼굴이라니...

오월은 청신하다는 말이, 내 생애 내내 각인될 듯하다.

나는 봄의 하늘을, 나무를, 꽃을 바라볼 때면 이제 피천득 시인의 글을 떠올리겠지.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

하얀 손가락에 끼여 있는 비취 가락지다.

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 오월은 모란의 달이다.

그러나 오월은 무엇보다도 신록의 달이다. 전나무의 바늘잎도 연한 살결같이 보드랍다. 

피천득오월

     

2. 그리고 다시금 선명하게 깨달았다.

인생이란 외로움을 견디거나 타인을 견뎌내는 과정이란 것을. 

- shinabroad

 


 

05. 03 (화)

 

1. 애기랑 어른이랑 마음속에 사이좋게 알콩달콩 살고 있는 거 같아요.

- 굿수진님

 

어떨 때는 아이의 눈으로, 어떨 때는 어른의 눈으로 세상을 경험하며 살아볼게요.

 

2. 미래에 대한 걱정이 없는 것보다 그냥 현재를 살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요즘은 그리 불안하지 않다. 바뀐 게 없지만 현재에 집중하고자 하니 하루하루만을 밀도 있게 사는 느낌이다. 또 불안이 찾아오겠지. 그리고 우울, 슬픔도. 그럴 때 그냥 하루, 주어진 그 순간에 집중해보도록 하자. 내가 10년을 살지, 1년을 살지, 내일 죽을지 모르는 이 생애에서, 미래만을 바라보지 않도록 빌어본다.

 

 

3. 마음을 표현하는 게 어렵지만, 계속해서 도전하자.

 


 

05. 06 (금)

 

 

1. 오늘 약속이 취소되어 집에 있을까, 자전거를 타러 갈까, 산에 갈까 생각을 하다가, 그래도 평일 휴무인데 주말에 가기 어려운 곳을 가자 싶어서 인왕산을 갔다. 인왕산은 몇 년 전에 올라가다가 힘들고 사람이 많아서 중도에 포기했었다. 오늘은 혼자 오르다 보니, 쉬고 사진을 찍고 산을 구경하며 쉬엄쉬엄 올라갔다. 중간 지점에서 서울의 전경이 한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남산타워, 청와대, 경복궁 그리고 수많은 집들이 작게, 하지만 탁 트인 풍경이 보였다. 자연과 어우러진 도시의 풍경이 너무나 멋있었다.

 

눈에 담은 이 풍경을 사진으로 간직하고 싶어서 찍었는데, 잘 담기지 않았다. 아쉬웠지만 이 순간, 이 자리에서, 이 풍경들은 온전히 나의 것이라는 이기적인 생각이 들었다. 이기적이면 어떠랴. 이 풍경은 내가 올라와서 내 마음과 눈으로 바라보는 온전한 나의 것임을. 쉬는 날 산에 오르는 이 시간이 즐겁다. 빨개진 내 뺨의 얼굴을 바라보면, 그 어느 때보다 내가 살아있음을 증명받는 것 같다. 쉬는 날, 즐겁고도 재밌게 산에 오르고, 신선처럼 돌에 누워 하늘을 보다가, 산의 정취도 감상했던 오늘, 나의 행동했던 마음에 제일 감사하다. 어느 순간 또 집에만 있고 싶고, 우울한 나날들이 있겠지. 그때는 지금처럼 밖으로 나가서 햇볕을 쬐어보자.

 

2. 내 얼굴 사진과 영상을 찍은 지 약 3주가 되어간다. 처음에는 무척이나 어색하고 이상하게 찍혔다. 지금도 많이 나아지지는 않았지만, 조금씩 자신감이 생긴다. 내가 이렇게 생겼구나, 아 여기가 예쁘구나, 이렇게 찍으면 더 자연스럽구나 등등 내 얼굴을 들여다본다. 내 얼굴에 자신감이 생긴다. 이대로도 괜찮다. 나는 나를 좋아하는구나. 나는 내 얼굴이 좋다.

 


 

05. 07 (토)

 

 

1. “쇼코의 미소” 중 <한지와 영주> 편은 생각이 많은, 그보다 더 자세한 내용이 알고 싶은 소설이었다. 영주의 시선에서 그린 소설이라, 그녀를 생각하면서 마음이 저려왔고 나 또한 슬펐다. 상대방의 알 수 없는 배척의 의미가 과연 무엇이었을까? 난 전에는 상대가 성숙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내면이 이렇게 불안하고 나약하지만, 상대는 그렇지 않을 거라는 바보 같은 생각을 했더랬지. 몇 년 전 처음 이 소설을 읽었을 때는 그런 시선으로 한지를 보았다. 그래서 이 둘 사이가 멀어지게 된, 바꿔 말하면 영주의 잘못이나 사건 등을 찾고 싶었다. 그래서 작가의 말이나 사람들이 써놓은 서평 등을 뒤적거리며, 원인과 결과가 명확하기를 바랐다.

 

근데 오늘 차분히 읽어보니, 한지도 영주와 같은 불안한 영혼이었다. 한지는 케냐에서 처음 해외를 나왔고, 대식구의 가정이었고, 책임져야 할 가족이 있다. 영주와의 시간이 행복했었지만, 그가 어느 순간 현실을 깨닫고 돌아가야 할 현실에서 영주라는 환상에 멀어지려고 밀어낸 것이 아닐까. 순전히 내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그가 영주와의 대화에서 말했던, 코뿔소 이야기 같았다. 그들이 자란 자연으로 보내주는 것, 사랑한다면 놓아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그 이야기에서 어렴풋이 한지와 영주 사이를 유추해 보았다. 사람이 사람에게 멀어지는 건, 이유가 있기도 없기도 하다. 내가 나빠서였을 수도 있고, 상대의 마음 문제였을 수도 있고, 거기에 계속 생각을 파고드는 것보다, 내 마음은 이랬어, 상대의 마음은 평생 알 수 없겠지만 인연이 끝났나 보다고 생각하는 것도 관계를 끝맺는데 중요한 것 같다. 평생 한지는 영주의 마음을, 영주는 한지의 마음을 알 수 없겠지만, 그들이 나눴던 대화의 순간만큼은 영원히 그들 것이니 그 진심은 서로가 소중히 간직했으면 한다.

 

2. 공원에서 책을 읽으니 좀 더 차분히 읽게 되었다. 읽다가 생각하고 싶을 때는 차분히 풍경을 바라보았다. 그 평온한 풍경들이 내 잔잔한 일상의 부산물처럼 느껴졌다. 책을 보다가, 풍경을 바라보는 그 틈 사이에 소설 속 인물들이 숨 쉬며 살아있을 거라 여기니, 세상 어디선가 한지와 영주가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을 거라 상상하게 된다.

 

3. 주입식 교육의 폐해. 답이 있을 거라 판단하며 읽었던 소설들을, 다른 사람의 삶을 엿본다고 바꿔 생각하니, 소설이 좀 더 흥미진진하다. 그들의 삶에 감정 이입되는 거겠지.

 


 

05. 08 (일)

 

1. 두 달 정도 “밑미 리추얼”을 하면서 느낀 생각.

 

1) 나의 하루하루가 소중하다는 것. 그 하루만을 살아가게 된 것

2) 남과의 비교보다 나의 하루에 최선을 다하는 것

3) 내 우선순위와 남의 우선순위가 다르다는 걸 깨달은 것

4) 다른 사람의 도전을 보면서 나도 용기를 가진 것

5) 나에게 자신감을 가지게 된 것

6) 내 도전들에 자신감을 얻은 것

7) 긍정적인 반응으로 더 긍정적인 내가 되어가는 것

8) SNS에서 사람들의 모습을 보기보다, 밑미에 집중하며 긍정의 힘을 키운 것

9) 혼자여도 괜찮은 것

10) 다른 사람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데 자신감이 생긴 것

 

2. 나는 나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해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사람을 만나면 나도 그를 사랑할 수 있을까?

생은 생애 내내 사랑을 찾아 떠나는 여정인 것 같다.

나를, 당신을, 누군가를, 무엇을, 어딘가를...

사랑의 산물이 언젠가 먼 훗날 내 유산이겠지.

 


 

05. 09 (월)

 

 

1. 환절기라는 표현이 좋네요.

나의 치열했던 시기가 그때는 엄청 불안했지만 그만큼 열심히 살았던 시기였고,

그 후의 제가 환절기를 겪고 좀 더 건강해지고 성숙해졌다는 걸 깨달았어요.

저도 또다시 환절기를 맞이하며 성장하길 바라봅니다.

늘 응원하고 있어요. 파이팅.

– 망고로아님에게

 

2. 내가 살아가는 한 순간순간을 소중히 여긴다면, 행복이 그리 멀리 있지 않다.

 

3. 오늘 아침 버스 시간에 맞춘다고 뛰었는데, 너무나 상쾌했다.

아침 공기와 햇살을 맞으며 내가 살아있음을 느꼈다. 소소한 순간에 내 삶이 역동적으로 변한다.

 

4.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세상에 온 거라네.

- 헤르만 헤세 그리고 굿수진님

 


 

05. 10 (화)

 

1. Everything will be fine. Because you are you.

 

2. 누구에게나 청춘이 지나가 버렸다고 느끼게 되는 순간이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세월이 흐른 후, 실제로는 그것이 훨씬 뒤의 일이었음을 깨닫는다.

- 미니언 먹로클린

 

3. 슬픔을 먹는다... 채팅방에서는 그냥 시적이라고 웃고 넘어갔던 문장이었다. 그런데 퇴근을 하면서 느꼈다. 나는 슬픔을 먹으며 살아가고 있구나. 나의 퇴근길에 이름 모를, 이유 모를 슬픔을 먹고 살아가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이 삶이 죽을 만큼 불행하지는 않지만, 다시 살고 싶을 만큼 행복하지 않음에, 내가 지금 먹고사는 게 내 슬픔이었다는 걸. 어쩌면 나는 매일 아침 내 슬픔과, 눈물을 먹기 위해 일어난다는 걸, 그 아침이 오지 않기를 바라는지도 모르겠다.

 

4. 나는 왜 “Hotel California” 노래를 좋아할까 생각한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인 1970년대의 노래를 나는 왜 오랫동안 좋아했을까? 가사도 모르고, 가수도 몰랐지만, 그 노래를 들으면 아련한 추억에 빠진다. 내가 가보지 않았지만 그리워하는 장소가 있는 것 같은 착각. 

 

미국의 끝이 보이지 않는 도로 위를 내가 무스탕 같은 차로 운전한다. 그 운전대에서 선글라스를 끼고, 어쩌면 담배도 한 대 피우면서 들을 것 같은 노래. 가사는 소설 같으며, 우울하고 은유적이었다. 한 편의 은유적인 단편소설을 읽은 느낌. 언젠가 내가 이 노래를 들으면서 미국의 황무지를 운전해보길. 그 길을 운전하는 상상을 한다.

 

The Eagles, Hotel California

 

5. 이탈리아를 생각하면 “Vision of Gideon”

이탈리아의 알프스 산맥을 걸으며, 이 노래를 들으면서 펑펑 울고 싶다.

 


 

05. 11 (수)

 

나의 생각, 감각, 경험은 내가 아니다. 그저 존재함의 기쁨이 곧 나이다.

자기 자신과 타인에 대해 규정짓는 것을 중단하라.

그래도 당신은 죽지 않는다. 오히려 살아 있음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 에크하르트 톨레,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05. 12 (목)

 

1. 밑미가 좋은 점. 우울한 날들이지만 위로받을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것.

나의 센치한 날들이나 감성적인 날들에 보내는 글에도, 응원과 따뜻한 마음을 보내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런 소속감이 좋은 듯하다. 나의 삶에서 내 스스로를 보듬는 방법.

 

2. 계속 계속 보고 있던 인베르의 빈티지 화분을 구입했다. 돈을 아끼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내 취향을 모으고 싶다. 주변에 휘둘리기보다는 나에게 좀 더 집중하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것, 관심 있는 것, 그것에만 집중하면서 나를 좀 더 가꿔야지. 식물을 키우고 돌보는 것처럼, 나를 그렇게 들여다봐야지.

 

3. 수처작주 입처개진 (隨處作主 立處皆眞)

이르는 곳마다 주인이 된다면, 서 있는 곳마다 모두 참되다.

- 임제

 


 

05. 14 (토)

 

 

1. 오늘 산악회로 첫 등산을 갔다. 나는 낯선 사람을 만나는 것에 꽤나 걱정이 많은 편이다. 오늘도 가기 전에 긴장을 했다. 하지만 만나니 다들 좋은 사람들이었고, 함께 천천히 등산을 하니 좋았다. 산을 오르는 게 전보다 힘들지 않다. 전에는 ‘내가 여길 왜 온다 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요 근래 산을 오를 때는 ‘이쁘다, 좋다, 쉬는 것 같다.’라는 생각과, 자연에 있으니 많은 고민이 날아가는 듯했다. 그저 내가 살아있고, 여기에서 이 모습을 보는 게 좋을 뿐이었다.

 

그리고 산에 혼자 갔을 때는 느끼지 못했을 소속감을 느꼈다. 약간 먼 타인 같은 그들과 함께 하며, 사람을 알아간다는 즐거움도 얻었다. 이번 산행이 좋아서 다행이었다.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던 도봉산은, 그 바위의 모습들에서 자연의 위대함과 경건함을 느꼈다. 나의 첫 산악회로서 좋은 선택이었다. 칼바람을 맞으며 기다렸지만, 그 탁 트인 풍경은 잊지 못할 것이다. 나무와 그 많은 바위들의 웅장함, 그리고 그 사이에 핀 꽃들의 아름다움을 나는 잊지 못할 것이다. 오늘 나는 너무 좋은 선택을, 용기를 냈다. 수고했어.

 

2. 산을 내려오다 아빠와 딸 셋을 보았다.

딸 중 한 명이 자신의 언니, 또는 동생에게 “괜찮아. 넘어져도 돼.”라고 말하는 걸 들었다. “나는 벌써 수십 번도 넘어졌는걸.”이라는 말을 덧붙이면서 말이다. 그 아이는 알까. 내가 그 말에 엄청난 감동을 했다는 것을. 어린이에게서 세상을 배운다.

 


 

05. 15 (일)

 

1. 일곱 번 넘어졌다 일곱 번 일어나면 그만큼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인생이다.

달리든 걷든 구르든 넘어지든 제자리걸음만은 하지 않는 것.

그 또한 인생을 잘 사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비를 피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 리틀타네님

 

2. 나에게 관대해지고 싶어서, 남에게 관대해지는.

- 굿수진님

 

3. 나는 내가 언제 죽어도 후회나 미련이 없을 것 같다. 반면에 살아갈 날들이 두려워서 이것저것 잴 때도 있었다. 왜 죽는 것에 대해 담담하면서, 반대로 살아갈 날들에 대해 이토록 불안해할까. 이렇게 생각하니, 그냥 하루하루에 좀 더 집중하자라는 생각으로 귀결되었다. 나의 죽음이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막지 못할 운명일 테니, 그날이 오기 전까지 그냥 살아보자. 그냥 잘... 나에게 우연히 들어왔던 리추얼은, 어쩌면 내 삶의 방식을, 내가 삶과 나를 대하는 태도를 바꾸게 만들었다. 넌 잘하고 있어. 이렇게 살아가 보자, 내 인생을.

 

4. 집을 정돈하니, 마음이 정돈된다.

 


 

05. 17 (화)

 

우린 결국 행복하기 위해 살아가는 존재이지 않는가.

- 우기님

 


 

05. 19 (목)

 

지 밥그릇은 지가 챙기자.

- 언슬조

 


 

05. 20 (금)

 

1. 인생은 한 권의 책과 같다.

어리석은 이는 그것을 마구 넘겨버리지만, 현명한 인간은 열심히 읽는다.

단 한 번 밖에 인생을 읽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 상파울

 

 

2. 오랜만에 아이폰으로 바꿨다. 더 나이가 들기 전에 새로운 것으로 다시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내가 무언가 할 때 망설이는 걸 줄이고 싶었다. 안드로이드의 편안함, 효율성과 새로운 도전이 상관없을 수 있겠지만, 새로운 걸 받아들일 때의 두려움이 덜 했으면 한다. 그저 폰 하나일 수 있지만, 단지 폰 하나가 아닐 수 있다. 나는 계속해서 낯선 것에 도전하고프다.

 


 

05. 24 (화)

 

휴대폰 연락처를 옮기다가 앱이 이상해서 전화번호가 뒤죽박죽 섞여 버렸다. 그래서 클라이언트에게 걸어야 할 전화를, 만나지 않은지 몇 년이 지난 친구에게 걸어버렸다. 나의 실수로 걸렸던 전화에, 반갑게 문자를 해준 친구가 너무 고마웠다. 그냥 무시했을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다. 매번 연락을 해야지, 해야지 했는데, 우연으로 하게 되었고 친구가 받아줘서 더 고마웠다.

 

나의 마음과 상대의 마음이 서로에게 잘 닿고 이어지는, 손뼉을 칠 수 있는 타이밍. 그런 일이 생겼다. 이 사건이 나에게 불쾌한 사건이 아니라, 소중한 인연의 끈이 이어질 수 있게 한 에피소드가 돼서 너무 좋다. 그리고 생각한다. 먼저 용기 내보자. 상대도 어쩌면 나를 기다릴지도 모르니...

 


 

05. 25 (수)

 

 

1. 뜻밖의 선물을 받았다. 뜻밖의 사람에게 받은 뜻밖의 선물. 적고 나서 보니 더 생경하다. 그래서 더 좋다. 나는 리추얼이 내 마음에 충만함을 가져다주어 행복하다. 나를 위해 처음 시작했다. 인스타그램 대신, 아침 출근길에 전날의 도전을 올리고 사람들의 도전에 댓글을 남겼다. 나를 위해서. 쓰다 보니 지옥철이었던 9호선에서 나만의 오아시스를 만났다. 혼자 웃기도 하고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댓글을 쓰다 보면 어느새 회사에 도착했다. 그렇게 4주를 지내니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시간이 늘었다. 나를 우선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내가 바뀐 모습을 사람들이 알아차리기도 했다. 내 행동을 응원해 주었다. 나는 이 변화들을 만들어 준 리추얼이 고마웠다. 근데 이 선물을 받아서 좋다. 이 의미가 나에게 너무 고맙다. 나의 하루하루 살아냄이 잘 살고 있다고 그저 토닥여주는 것 같아서 행복했다. 지구 반대편 어디선가 살고 있는, 만난 적 없는 타인이, 나의 삶을 응원해주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나의 하루가 든든해진다. 오늘 하루도 수고했다.

 

 

2. 회전 초밥집으로도 이렇게 세상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인가.

오늘 맛있는 초밥도 먹고, 동료와 즐겁게 점심시간을 보냈다. 행복했던 초밥집의 점심 식사. 

 


 

05. 26 (목)

 

1. 찰나의 기쁨이 사랑이 퍼져나가길 바라며...

- 굿수진님

 

2. 관계에서 이기는 것보다는 내가 행복한 방향을 택하는 게 나 자신에게 좋은 선택인 것 같아요.

- 타마라님

 


 

05. 27 (금)

 

출처: Netflix

 

풋풋한 아이들의 사랑을 보여준 “하트스토퍼”.

귀염뽀짝한 닉과 사랑스러운 찰리의 꽁냥꽁냥이 내 마음을 간지럽힌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것.

그게 사랑에서 생각해야 할 첫 번째이자 유일함을 사랑스러운 모습들로 보여주었다.

 


 

05. 30 (월)

 

매력 없는 사람의 특징

매력 없는 사람의 조건을 알아냈다. 비교하는 사람!

비교하는 사람은 필연적으로 스스로에 대해 모른다.

본인의 기준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으니 남들 하는 걸 보고,

무의식 중에 기준 삼게 되고 그와 자신을 비교한다.

- 묭키님

 


 

05. 31 (화)

 

살아가야 할, 살아있어야 할 이유들을 달력에 적는다.

나의 살아가야 할 이유들이 별 거 아니지만, 그것이 쌓여서 별 게 되기를...

나의 보잘것없는 하루가, 그래도 하고 싶은 것들을 기다리는 시간들로 조금은 반짝거리길 바란다.

5월도 수고 많았어. 나의 6월은 더 반짝반짝하기를.

 

 

 

 

 

- 2022년 5월의 기록, 끝.

 

 

 

 

 

728x90
반응형

'나의일기 > 달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달일기. 2022년 7월  (0) 2022.08.04
나의 달일기. 2022년 6월  (0) 2022.07.09
나의 달일기. 2022년 4월  (0) 2022.05.06
나의 달일기. 2022년 3월  (0) 2022.05.01
나의 달일기. 2022년 2월  (0) 2022.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