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른들이 일으킨 전쟁에 왜 젊은이들만 총알받이 되는가? "
- 덩게르크 中
덩케르크, 저에게는 낯선 이름이지만 전쟁을 겪었던 수많은 이들에게 그곳은 가슴 아픈 장소일 것입니다. 영화 속 다이나모 작전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의 구조 작전으로, 30만 명 정도의 병사를 구했다고 합니다. 옆에서 사람이 죽어나가지만 더 이상 놀라지도 울지도 않는 사람들, 폭격기에 아무런 저항도 못하고 그저 몸을 웅크려 자신을 지키려는 사람들. 그리고 어른들의 잘못에 많은 젊은이들이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말하는 아저씨와,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 살기 위해 이기적인 인간이 될 수밖에 없는 모습들이 너무 슬프게 보였습니다.
"덩케르크"는 하늘, 바다, 그리고 땅 세 공간과 서로 다른 시간에서 살아남기 위해, 살리기 위해 애쓰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두렵고 나약한 평범한 사람들이 인류애로서 자신을 지키려고, 또는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감정과 줄거리의 표현에서 영웅적인 면모보다는 사실을 보여주려고 애쓰는 것 같았습니다. 그들이 지켰기에 지금 누리고 있는 자유와 평화가 보존되어 왔고, 순간의 세월들이 쌓여서 하나의 역사가 되었음을요.
히어로물이 아니라 전쟁의 역사를 보여주고자 했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표현 방식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쟁의 잔혹함, 인간의 무력감과 공포, 살고 싶은 의지, 이기적이나 사랑으로 보이는 동료애 등은 덤덤하지만 직접적이고 잔인하게 표현되었습니다. 영화가 끝날 때쯤엔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살아남은 이들의 삶은 어떻게 이어졌을까요...
전쟁에서 누군가는 돌아오고, 또 다른 누군가는 돌아오지 못한다는 것을 전장으로 떠났었던 병사들은 알았을 것입니다. 그들은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지만 강했고, 누구보다도 영웅으로서 삶을 살았죠. 이 시대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사함을 느끼며, 역사의 일부분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삶과 가치에서 지키고자 한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내가 지금 누리고 있는 자유와 평화가 당연한 것이 아니었음을, 그들의 희생으로 만들어진 결과물임을 깨달았어요. 모든 이들이 편히 쉬시길 기도합니다. 그들이 지키고자 했던 것들을 생각하며, 그들을 위해 기도해야겠어요.
내 영화 별점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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