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믿는 건, 죽을 만큼의 시련은 너를 딴 사람으로 만든다는 것. "
- 다크나이트 中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 나이트"를 한 번 더 보고 싶었는데, 재개봉을 했다고 하여 영화관으로 한달음에 달려갔었습니다. 선과 악, 인과응보, 성선설, 무정부 상태, 생명의 무게, 절대다수의 행복을 위한 소수의 희생 등을 생각하며, 그동안의 나의 가치관과 괴리되어 계속해서 곱씹게 만든 영화 "다크 나이트".
인간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나약해질 수 있는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안전을 위해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는지, 사람을 극한의 공포로 몰고 갔을 때 어떻게 변하는지, 그리고 광기에서 선하다고 믿어왔던 사람이 어떻게 폭발하는지 등 영화를 보며 너무 많은 생각을 하였습니다. 베트맨은 영화의 주인공이라기보다 인간의 심리를 나타내기 위한 장치처럼 보였습니다.
절대 선은 존재하지 않고, 영웅으로 추대받는 이가 없으면 군중의 심리는 불안해지며, 끊임없이 지금을 바꿔줄 새로운 영웅을 기대한다는 걸 영화는 끊임없이 각인시키죠. 무정부 상태가 되면 나라가 어떻게 바뀔지 너무 무섭다고 느꼈어요. 혼돈 속에서 인간의 추악함이 드러나고, 그동안 선이라고 믿어왔던 자신들이 삶을 위해서 합리화를 하며 이기적인 판단을 하지도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커는 그런 것이 보이는 세상을 원했던 것이 아닐까요? 자신만이 미치고 별난 게 아니라, 사람이 환경에 따라 극한의 공포나 무력감 앞에서 미쳐갈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누구나 악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작품은 볼 때마다, 그리고 보고 나서 힘이 듭니다. 영화가 끝난 뒤 계속 생각하고 곱씹기 때문이죠. 인간의 윤리 기준과 선악의 모호성이 계속해서 머릿속에 맴돌아 내 삶의 가치를 무너트리는 것 같아 힘들었습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 그 영화에 갇혀버린 히스 레저의 감정을 조금은 이해할 것 같았습니다. 그의 연기는 너무 소름 돋을 정도로 인간의 내면에 있는 광기를 잘 표현하였어요. 히스 레저에게 조커는 어떤 의미였을까요. 그리고 저에게 다크 나이트는 어떤 의미일까요.
가볍게 영화를 지나치지 않아야 할 듯합니다. 제가 본 다른 영화에서 이런 문제들을 생각하게 만든 적이 없어서 문제의 답을 생각해 보며 나의 기준을 찾고 싶습니다. 절대 선과 악이 아닌, 나의 기준으로서 선악을.
내 영화 별점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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