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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여덟. 류근, 어쩌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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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이 명랑한 햇빛 속에서도 눈물이 나는가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이 깊은 바람 안에서도 앞섶이 마르지 않는가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이 무수한 슬픔 안에서 당신 이름 씻으며 사는가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이 가득 찬 목숨 안에서 당신 하나 여의며 사는가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이 삶이 이토록 아무것도 아닌 건가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어디로든 아낌없이 소멸해버리고 싶은 건가

 

 

- 류근, 어쩌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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