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24시]④ 나홀로 유튜버는 옛말… 전속 비서 ‘MCN’이 뜬다
구독자 1000명 이상 유튜버 84.2% MCN 소속
64만 유튜버 “채널 방향성 잡히면 MCN 추천”
이름만 MCN? 부당계약 부작용도
[유튜버 24시]④ 나홀로 유튜버는 옛말… 전속 비서 ‘MCN’이 뜬다
일상·패션·뷰티 콘텐츠로 5년 만에 구독자 약 64만명을 확보한 유튜버 권도영(26·도영도영이)씨는 지난해 12월 다중채널네트워크(MCN) 회사이자 뷰티 콘텐츠 커머스인 ‘디밀’과 계약했다. MCN은 유튜버 같은 크리에이터와 함께 프로젝트·캠페인·광고 등을 진행하면서 수익을 창출하고 계약된 비율에 따라 나눠 갖는 곳이다. 쉽게 말해 유튜버를 위한 연예기획사다.
혼자서 수십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한 이른바 잘 나가는 유튜버였던 권씨는 왜 MCN을 선택했을까. 권씨는 “콘텐츠에 집중하고 싶어서”라고 설명했다. 조회수에 따른 수익만으로 생계를 이어나가기 쉽지 않은 전업 유튜버에게 광고는 필수다. 그러나 광고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과정이 필요하다. 광고 단가 협상부터 계약서 검토, 세금 등 각종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이런 문제에 시간을 할애하다 보면 콘텐츠 제작에 사용할 시간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권씨는 “콘텐츠에만 집중해 채널을 운영할 수 있고, 나머지 골치 아픈 것들은 회사에서 대응해준다”며 “브랜드 운영이나 유통 관련도 회사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계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권씨는 디밀과 계약한 뒤 진행하는 프로젝트 수는 이전과 비슷하나 수익은 두배 가까이 늘었다고 했다. 수익 일부를 디밀과 나눠야 하지만, 디밀이 양질의 사업으로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면서 권씨가 가져가는 수익도 늘어난 것이다.
권씨는 디밀과 함께 캔버스백 브랜드를 출시해 지난 5월과 8월 두차례에 걸쳐 완판에 성공했다. 당시 디밀은 상품개발팀을 동원해 각종 마케팅을 진행했고, 권씨는 가방 디자인 등에 대한 기획·제작을 담당했다. 수익을 다각화해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려는 전업 유튜버에게 있어 MCN은 첫번째 선택지라는 게 많은 유튜버의 설명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올해 1000명 이상 구독자를 보유한 크리에이터 4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84.2%가 MCN에 소속돼 있었다. 2019년 기준 MCN에 속해있는 크리에이터 팀은 3200여개다. 2016년 1400여개와 비교했을 때 두배 이상 증가했다. 집계되지 않은 MCN 소속 크리에이터 팀을 합산하면 약 5000개로 추정된다.
권씨는 “채널 기반이 확실한 상태에서 더 나아가고 싶을 때 MCN을 선택하는 게 맞는 것 같다”며 “내 채널이 어떤 색깔이고,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는 본인이 가장 잘 알기 때문에 이걸 잘 구축해 놓고 MCN을 통해 활동범위 등을 넓히는 게 현명한 방법”이라고 했다.
MCN 시장규모는 연 11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불과 5년 만에 일궈낸 성과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초창기만 해도 MCN과 유튜버가 상부상조하기보다는 MCN이 일방적인 우위에 서는 경우가 많았다. 유튜버가 대중에게 자신을 알리기 싶어서 MCN 회사의 문을 두드리는 경우가 더 많았다.
하지만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유튜버와 MCN의 관계가 대등하게 바뀌었다. 유튜버 같은 크리에이터가 언급하거나 사용한 제품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하면서 유튜버의 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제 유튜버는 단순한 ‘인터넷 연예인’이 아니라, 독자적인 콘텐츠를 발행할 수 있는 매체를 가진 사람이자 많은 소비자를 확보한 유통채널이면서 대중에게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인플루언서다.
연예기획사와 MCN은 차이가 있다. 연예기획사처럼 소속 유튜버를 관리하는 수직적인 관계가 아니라 MCN은 상호보완적인 관계인 경우가 많다. MCN은 유튜버의 영향력과 콘텐츠 제작 방향을 존중해주고, 대신 MCN이 매니지먼트와 커머스, 마케팅 등을 도와주며 수익을 다각화하는 것이다.
권씨와 계약한 디밀도 마찬가지다. 디밀은 소속 크리에이터의 정체성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크리에이터가 원하지 않는 광고는 추진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당장 눈 앞에 이익을 위해 무리하게 광고를 진행하거나 크리에이터의 주력 분야와 맞지 않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경우 장기적으로 역효과가 나기 때문이다.
디밀 관계자는 “크리에이터는 자신만의 철학이 중요하기 때문에 의지를 갖고 콘텐츠를 만드는 이가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며 “크리에이터가 가진 고유의 색깔이 있는데, 이것과 맞지 않는 것에 억지로 밀어 넣는다면 채널 수명이 줄어드는 결과를 낳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로 선순환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게 중요한 비전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MCN 사업이 돈이 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부작용도 생기고 있다. MCN 사업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단순히 돈벌이를 위해 만들어진 회사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무리하게 광고를 진행하거나 크리에이터가 원치 않는 광고를 밀어붙이기도 한다.
특히 크리에이터에게 별다른 지원은 하지 않으면서 더 많은 수익을 가져가는 등 폭리를 취하는 경우도 있다. 광고 계약을 체결하고도 수익을 정확하게 공개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조선비즈가 만난 유튜버 중에는 MCN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이도 적지 않았다. 유튜버 A씨는 “MCN이 부당하게 콘텐츠를 활용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악플 문제도 심각한데, MCN이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는 경우는 드물다”고 했다.
또 다른 유튜버는 “유튜버 다수가 나이가 어린 친구들”이라며 “사회생활 경험이 없는 경우가 많아 계약서를 쓸 때 부당하다는 것도 인식하지 못한다. MCN은 21세기 신종 사기”라는 말까지 했다.
이에 대해 권씨는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정확히 알기는 힘들다”며 “완벽한 회사는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제일 중요한 것은 회사를 들어가기 전에 원하는 방향과 요구사항을 정확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기사 내용의 객관적 수치
-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올해 1000명 이상 구독자를 보유한 크리에이터 4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84.2%가 MCN에 소속돼 있었다.
- 2019년 기준 MCN에 속해있는 크리에이터 팀은 3200여개다.
- MCN 시장규모는 연 11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 추가 조사 내용
1. 유튜버 실태 조사
1)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공개한 ‘개인 미디어 콘텐츠 크리에이터 실태조사 2021’
- 구독자 1000명 이상 유튜버 45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 342명의 월 평균 소득은 157만4457원으로 집계됨
- 이들의 소득 대부분은 콘텐츠 앞뒤로 붙는 광고(59.3%)에서 발생. 나머지는 상품 홍보 및 판매(17.1%), 소속사에서 지급하는 임금(10.1%), 별풍선 등 후원(6.7%), 소속사와의 수익배분 등의 계약금(4.8%) 등에서 얻고 있음
- 대다수가 개인 방송에 의지해 생계를 유지하겠다고 마음 먹을 만큼 유튜버가 하나의 직업으로 자리잡았지만 응답자의 월 평균 소득 편차는 매우 컸음
- 개인별로 살펴보면 월 평균 1000원대를 번다는 응답부터 최대 2500만원을 번다는 응답까지 천차만별. 그만큼 유튜버 간의 소득 격차가 극심한 것으로 나타남
- 독자 수가 최소 10만명 이상은 돼야 콘텐츠 제작에만 집중하며 개인 방송을 전업으로 삼을 수 있었음. 반면 구독자 수가 적은 영세 유튜버들은 ‘생계유지의 어려움’을 호소함
2. 메타버서(Metaverser·가상 콘텐츠 제공자)
1) 메타버스 시장 현황
- 메타버스는 게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의 서비스 플랫폼과 결합돼 급속히 확산 중
- 메타버스 이용자들은 의상과 가방 등 특정 IP(지적재산권) 기반 아이템을 구매해 자산의 아바타에 입히거나 이와 비슷한 현실의 제품을 구매하기도 함
- 이를테면 나이키는 메타버스 플랫폼인 포트나이트와 협력해 아바타 신발 아이템을 출시하고, LG전자는 게임 기반 메타버스 플랫폼 '동물의 숲'에 올레드TV를 소개하는 '올레드 섬'을 마련했음
- 가상과 현실이 융합한 메타버스를 통해 1인 창업기업이 늘고, 대기업에선 보유한 IP의 활용성을 높여 새로운 고객을 발굴하려는 시도가 이어지면서 관련 전문인력 확보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
2) 메타버스 교육
- 메타버스를 활용한 교육 운영 및 취·창업 지원(2326건, 17.1%)도 크게 부각되고 있음
- 메타버스 스쿨이라는 스타트업은 다양한 메타버스 교육환경을 지원하고 수업에 필요한 도구들을 제공. 부산시 교육청은 지난달 3차원(D) 기술 전문업체 유니티코리아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메타버스 교육 콘텐츠 제작에 나선 상태
👀 적용할 점
1. 유튜버가 하나의 직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요?
2. MCN과 유튜버의 관계가 향후 어떻게 변화될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요약 및 정리
1. MCN은 유튜버 같은 크리에이터와 함께 프로젝트·캠페인·광고 등을 진행하면서 수익을 창출하고 계약된 비율에 따라 나눠 갖는 곳이다.
- 조회수에 따른 수익만으로 생계를 이어나가기 쉽지 않은 전업 유튜버에게 광고는 필수다.
- 콘텐츠에만 집중해 채널을 운영할 수 있고, 브랜드 운영이나 유통 관련도 회사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계약하는 유튜버가 많아지고 있다.
- 수익을 다각화해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려는 전업 유튜버에게 있어 MCN은 첫번째 선택지라는 게 많은 유튜버의 설명이다.
2.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유튜버와 MCN의 관계가 대등하게 바뀌었다.
- 독자적인 콘텐츠를 발행할 수 있는 매체를 가진 사람이자 많은 소비자를 확보한 유통채널이면서 대중에게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인플루언서다.
- MCN은 유튜버의 영향력과 콘텐츠 제작 방향을 존중해주고, 대신 MCN이 매니지먼트와 커머스, 마케팅 등을 도와주며 수익을 다각화하는 것이다.
3. MCN 사업이 돈이 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부작용도 생기고 있다.
- 제일 중요한 것은 회사를 들어가기 전에 원하는 방향과 요구사항을 정확하게 설명해야 한다.
📍 참고자료
[유튜버 24시]➄ ‘유진사’를 아시나요... 유튜버들이 카메라 밖에 모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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