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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생활/책

프랑스 소설, 꽃도 십자가도 없는 무덤 - 클로드 모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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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희들은 사람을 죽일 수는 있다! 그러나 결코 이념을 죽이지는 못한다."

 

 

 "꽃도 십자가도 없는 무덤"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작가가 쓴 자전적 소설로, 전쟁과 폭력 앞에서 나약한 인간의 본능을 솔직하게 보여주고, 인간과 삶의 존엄성과 사랑의 존엄성을 일깨워주는 책입니다.

 

 

 이 책은   

 하나의 세계가 우리들 속에서 천천히 죽어가고 있다.

라는 절망적인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프랑스 레지스탕스였던 장 베르몽은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독일군에게 포로로 잡히게 됩니다. 포로수용소에서의 생활은 그들에게 비참함과 굴욕감을 안겨주고, 자유로운 판단력을 빼앗아갑니다. 포로들은 하루하루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에 대한 생각과, 포로수용소에 나갈 날만을 손꼽아 기다릴 뿐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포로수용소에 오랜 친구인 자크 퐁타니에가 수감되어 그들은 만나게 됩니다. 자크는 장의 아내인 클레르와 절친한 친구 사이고, 그는 여전히 클레르와 편지를 주고받고 있었습니다. 장은 그를 향해 묘한 질투심을 느끼게 되지만 자크는 자신을 질투하는 장에게 냉소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수용소가 정전이 된 어느 날, 자크는 그 곳을 탈출했습니다. 며칠이 지나도 그는 잡히지 않았고 남은 포로들은 불시 점호를 비롯하여 갖은 수모를 당했습니다. 장은 자크가 클레르를 만나지 말기를 바라는 생각에 그가 붙잡히기를 바랐습니다. 결국 자크는 비참한 몰골로 수용소로 잡혀왔고, 장은 너무나 기뻐했습니다.

 

 하지만 몹시 위독한 상태에서도 자신의 신념을 지키고, 강렬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자크를 보면서 장은 부끄러움을 느끼게 됩니다. 장은 자크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쓴 쪽지에서 그의 사념들을, 인간의 존엄성과 삶의 진정한 의미, 그리고 복수에 대한 의미를 깨닫게 됩니다.

 

 

몸짓도 없고, 꽃다발도 없고, 종소리도 없고, 눈물도 없는......

그리고 너의 유일한 기도는 복수, 그리고 복수, 너를 위하여......

 

이 헐떡거리는 시 한마디 한마디가 나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자크의 죽음으로 큰 충격을 받은 장은 수용소 안에서 잠들어 있던 자신의 의식, 지성들을 깨웠고, 동료들과의 관계 회복을 통해 새롭고 다양한 관계를 만들어 나갑니다. 그리고 전에 폐질환을 앓았다는 사실을 들어 의료위원회에 제소해준 친구의 도움으로 장은 출감을 하게 되고, 포로생활 22개월 만에 파리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독일의 지배하에 있는 프랑스를 보면서 이 곳의 생활도 감옥과 비슷하다고 느낍니다.

 

 장은 클레르가 외출한 집에서 우연히 클레르의 일기를 보게 되고, 그녀의 글을 읽으면서 자크와 아내의 관계, 그녀의 열정과 자크와의 정신적인 동지의식, 자신에 대한 아내의 생각, 그리고 그녀 자신의 부끄럽고 혐오스러웠던 행동에 대한 생각 등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장은 파리 레지스탕스에 합류하여 활동합니다. 하지만 독일 경찰들에게 붙잡히게 되고, 심한 고문과 심문을 당하지만 감옥에서 만난 동지들을 보면서 그는 신념은 더욱 강해집니다. 

 

 책은 전쟁이 끝나기 전에 결말이 나 있어서 그 후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아마 그는 계속 조국을 위해 투쟁을 계속 해 나갔겠지요. 이 책을 읽으면서 철학적인 부분이 많이 있는 것 같아서 읽기에 조금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이념을 끝까지 지키는 그들의 생각을 읽으면서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고, 힘들고 어렵지만 끝까지 싸웠던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의 지금 모습이 부끄러워졌습니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일제강점기 때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 헌신했던 한국의 독립 투사들도 생각이 났습니다. 아마 우리는 조국을 위해, 자신의 이념을 위해 싸웠던 이들 덕분에 이렇게 자유롭고, 좋은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이 책의 제목처럼 자유를 위해, 조국을 위해, 자신의 신념을 위해 꽃도 십자가도 없이 죽은 그들에게 고마움과 그리고 존경심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내 소설 별점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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