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기가 있는 생명은 다 의지가 되는 법이야. "
- 리틀 포레스트 中
"리틀 포레스트"는 시험, 연애, 취업 등 뜻대로 되지 않는 일상에서 도망치듯 고향으로 내려온 혜원이 그곳에서 자신만을 삶을 살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 재하와 평범한 일상이 지루하다고 말하는 은숙과 함께 지내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과정을 계절의 변화와 함께 그려낸 영화입니다. 고향에서 사계절 동안 직접 농사지은 작물들로 음식을 만들어 먹는 과정에서 혜원은 자신을 돌아보고, 말없이 떠나버린 엄마와의 추억을 생각하며 엄마의 마음을 조금씩 알게 됩니다.
그렇게 시골에서 겨울에서 봄, 여름, 가을을 보내고 다시 겨울을 맞이하는 혜원은 처음과 달랐습니다. 사계절을 보내며 조금씩 성장했던 혜원의 모습은 어딘가 여유로워 보였습니다. 편안하고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혜원이 자기 자신을 돌본 시간을 가졌던 덕분일까요? 그녀는 자신과 다른 사람을 돌아볼 여유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용기도 생겼고요.
혜원이 자신을 돌보는 모습을 영화 속에서는 시골에서 직접 심고 기른 싱싱한 농작물로 맛있게 요리하는 모습들로 담아냅니다. 배추전, 콩국수, 시루떡, 파스타, 그리고 크렘 브륄레까지. 먹으면 건강해질 것 같은 잘 차린 음식들을 너무 먹어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서울에서 차가운 편의점 도시락으로 대충 끼니를 때우는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시골에서 정성스럽게 음식을 만들어 먹는 혜원의 모습을 보며 그녀가 자신을 치유하는 과정이구나라고 느꼈습니다. 배가 너무 고파서 내려왔다는 혜원의 말이 저도 느꼈던 감정이라 너무 공감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영화 속 요리를 담당했던 진희원 푸드 스타일리스트님의 인터뷰 내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내가 나에게 차려주는 잘 차린 식사 한 끼가 내 마음의 위로가 될 수 있다는 영화 속 의미를 말씀해주셨기 때문이죠. "마음의 허기를 채워가는 과정을 담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의미였다."는 그녀의 말처럼 저 또한 음식을 만들어 가는 장면들로 따뜻한 위로를 받았답니다.
몇 년 전 도망치듯 회사를 퇴사하고 백수로 지내던 어느 조용한 평일 낮에 "리틀 포레스트"를 처음 보았습니다. 그때 영화 속 혜원의 현실이 저와 비슷했다고 느꼈습니다. 숨고 싶고 도망가고 싶었던 저에게 사계절의 시골을 담아낸 영화 속 장면들은 너무 편안해 보여 위로가 되었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보이지 않는 나의 현실과는 다르게 열심히 노력하면 결과물이 나오는 농사의 뿌듯함을 제 인생에서 보상처럼 보고 싶었나 봅니다.
한 번은 도망가도 괜찮다고, 쉬어가도 괜찮다고 위로를 건네주는 영화이기에 너무 좋았습니다. 배고파서 집으로 돌아간 혜원의 모습같았던 그 때의 저에게, 숨을 쉬기 위해 잠시 숨 고르기를 하는 것이라고 위로의 말을 건네주었던 영화였습니다. 혜원이 시골에서 뿌리내려서 돌아갈 공간을 만들어준 엄마의 마음이 너무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힘이 들 때 잠시 쉬어갈 장소가 있다는 것, 저에게도 잠시 저를 돌아볼 나만의 리틀 포레스트를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내 영화 별점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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