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꿈꾸는 것은 균형과 평온함의 예술,
즉 안락의자처럼 인간의 마음을 가라앉히고 진정시키는 예술이다. "
" What I dream of is an art of balance, of purity and serenity, for example, a soothing, calming influence on the mind, something like a good armchair which provides relaxation from physical fatigue."
"동일한 것들을, 아마도 다른 수단으로 깨달았을 것."라고 말하고 표현했던 앙리 마티스. 그는 화가, 조각가, 제도사, 판화 제작자 등 다양한 방법으로 평생 예술을 탐색한 20세기 최고의 예술가였습니다.
앙리 마티스는 1869년 프랑스 북부 도시 르 까테우-캄브레시스에서 양모 공장이 주력 산업을 이루고 있는 비버 세대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고급 천으로 유명한 인근 보하인에서 자란 배경 때문에, 직물에 대한 마티스의 시각 언어를 형성하였습니다. 유럽, 아프리카, 중동에서 온 카펫과 천에서 그의 색과 패턴에 대한 감각들을 일깨웠고 훗날 그의 작품에 표현되었습니다.
마티스는 처음 법학을 공부한 후 그림을 그리게 되면서, 상징주의자 구스타브 모로와 함께 공부했고 파리의 공식 살롱에 참여했습니다. 그의 예술가로서의 돌파구는 1904년과 1905년 여름 프랑스 남부의 밝은 햇살에서 앙드레 드랭, 모리스 드 블라맹크 등 예술가들과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이들은 야수(야생동물)라는 수식어로 조롱받는 밝고 서로 충돌하는 색채들로 역동적인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야수파(Fauvism)"로 알려진 이 시기의 작업들은 앙리 마티스가 "색채의 표면에 의한 구성"이라고 묘사한 경력으로 그를 이끌었습니다. 이 접근 방식은 마티스의 작품 여러 단계를 통해 중심부로 유지되었는데, 1910년대의 엄격하고 추상적인 그림에서부터 1920년대의 니스 시대의 장식적이고 햇빛에 비치는 인테리어, 그리고 생애 마지막 10년 동안의 획기적이고 혁신적인 컷아웃에 이르기까지 말입니다.
아라베스크 선이 흐르는 잉크 그림이든, 변형되지 않은 색의 평평한 팽창이 있는 그림이든 그의 작품 대부분은 쉽게 실행될 수 있었던 것처럼 보이지만, 마티스는 이러한 효과는 단지 "상당한 단순성"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그는 자신이 꿈꾸던 "균형, 순결, 평온의 예술"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반세기가 넘는 기간 동안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준 앙리 마티스의 작품 활동은 색채와 그림의 표현 언어에 대한 숙달을 보여주었고, 미술을 사랑하는 많은 이들에게 폭넓은 인정과 존경을 받게 되었습니다. 앙리 마티스는 현대미술의 시각 예술과 조각 양면에서 혁명적 발전을 담당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으며, 현대 미술의 선도적인 인물로 인정하는 이유입니다.
이번에 보았던 전시회는 앙리 마티스의 탄생 150주년 기념으로 마이아트뮤지엄에서 개최한 <마티스 특별전 : 재즈와 연극>이었습니다. 프랑스 야수파 화가로 피카소와 함께 20세기 최고의 예술가로 손꼽히는 마티스의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특별전을 개최했다고 합니다.
마티스는 50년간 유화, 드로잉, 조각, 판화, 컷아웃, 책 삽화 등 방대한 작품을 제작했습니다. 이 전시회에서는 마티스의 후기 ‘컷아웃(Cut-Out),’ 일명 ‘종이 오리기’ 기법으로 제작된 대표작 <재즈> 시리즈, 드로잉, 석판화와 함께 발레 공연을 위해 디자인한 무대의상, 로사리오 성당 건축 등 다양한 작품 120여 점을 소개하였습니다.
색채의 음유 시인이라 불리는 앙리 마티스는 피카소와 함께 근대미술을 창조한 거장으로 꼽힙니다. 작가의 색채는 선과 아라베스크 무늬, 입체감, 빛, 투명성, 반사, 공간을 제어하는 데 사용한 도구였죠. 간결하고 함축적인 형태의 기법 컷아웃은 20~21세기 추상미술, 미니멀리즘 디자인의 영역에 폭넓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특히 이번 전시의 주요 작품으로 1947년 출간된 <재즈>는 마티스가 타히티, 모로코 등을 여행하며 영감을 받아 자연을 패턴화 한 무늬와 강렬한 색상으로, 노년의 마티스의 예술에 대한 순수함과 정열을 보여주었습니다. 결장암 수술 후 후유증으로 손 떨림이 심했던 마티스는 더는 붓으로 그림을 그릴 수 없었습니다. 이 때문에 말년에 작가로서 위기를 맞이했지만 좌절하지 않고 붓 대신 가위를 들었습니다. 그는 원하는 색을 얻기 위해 종이에 물감으로 채색한 후 가위로 형상을 오려서 풀로 붙였습니다. 이렇게 완성된 작품들을 회고록인 <재즈>에 삽화로 담았습니다.
앙리 마티스는 화가로도 잘 알려졌지만, 누드 드로잉을 그릴 당시 스튜디오에 무대를 제작해 그림을 그릴 정도로 연극과 무대제작에도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는 발레 공연을 위해 무대의상을 디자인하기도 하며 로사리오 성당의 건축에도 관여해 다양한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을 남겼죠. 그래서 이번 전시는 다양한 매체에 걸친 마티스의 작품세계 속 생생한 색채와 섬세한 선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전시회였습니다.
전 얼리버드 티켓을 구매했는데 코로나로 계속 미루다가 평일 낮에 어머니와 함께 전시회를 보러 갔어요. 도슨트 시간에 맞춰 도착하여 가이드님의 설명과 함께 들으니 마티스의 마음과 작품이 이해가 되어 좋았습니다.
마티스 작품의 색채가 늘 밝고 화려해서, 그리고 그의 명성이 너무 높았기에 이면의 고통을 알지 못했습니다. 평생 불면증을 앓고 살아갔으며, 병으로 붓을 잡지 못해 컷아웃으로 작업 방식을 바꿨다는 사실에 조금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예술에 대한 열망을 끊지 못했던 마티스의 열정이 깊은 울림이 있었기에 우리는 그토록 그의 작품들을 사랑하나 봅니다.
전시 세션에서 가장 좋았던 곳은 로사리오 성당의 실제 스테인드글라스를 재현한 부분이었습니다. 마티스는 자신의 간병인이었던 자크 마리 수녀의 부탁을 받아 1948년부터 4년에 걸쳐 프랑스 방스에 위치한 로사리오 성당을 완성했다고 합니다. 이 성당은 건축 평면 설계부터 스테인드글라스, 실내벽화, 실내장식 일체, 사제복까지 모든 부분을 마티스가 직접 관여했습니다.
로사리오 성당은 마티스가 생전에 추구한 조형적 실험을 결집시킨 말년의 걸작으로 꼽히며, '형태와 색의 균형을 통한 무한한 차원의 공간'이 실현된 건축물입니다. 마티스는 로사리오 성당을 통해 하나의 완벽한 세계를 창조해냈죠. 나중에 프랑스 여행을 가게 된다면, 꼭 겨울의 오전 11시에 로사리오 성당에 가보고 싶습니다. 마티스가 만든 스테인드글라스와 빛이 드는 시간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면 비로소 완성된다는 마티스의 성당 작품을 오롯이 느껴보고 싶습니다.
자신이 병을 앓는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몰랐으면 해서, 작품에는 늘 밝은 색을 사용했다는 마티스. 그는 사람들이 자신의 작품을 볼 때만큼은 행복만을 느꼈으면 하고 바랬답니다. 아름다운 색감, 어딘가 몽환적인 움직임, 그리고 작품에 깔려있는 그의 따뜻한 마음. 마티스의 작품이 사랑받고, 계속 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이유겠지요.
전시회 별점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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