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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생활/영화,드라마

나를 믿는다는 것, 영화 세 얼간이(3 Idiots) 줄거리/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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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공을 뒤따라 가는 것이 아니라, 성공이 우리를 뒤따라와야 해. "

- 세 얼간이 中

 

 

영화 <세 얼간이> 스틸 이미지 / 사진: 와이드 릴리즈㈜

 

 

 인도는 영화 산업이 발달한 것으로 유명해 인도 영화는 일명 볼리우드라 불립니다. ‘볼리우드(Bollywood)’는 인도 영화의 중심도시인 뭄바이의 옛 이름인 봄베이(Bombay)와 미국의 할리우드(Hollywood)를 합성한 단어로, 1년에 1000편 이상의 영화를 제작하는 인도의 영화 산업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하지만 모든 인도 영화를 볼리우드라 불리는 것이 아니라, 뭄바이를 중심으로 힌디-우르두어로 된 영화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볼리우드 영화의 대부분은 마살라 영화라고 불리는 뮤지컬 형식입니다. 보통 3시간을 넘어가는 긴 상영 시간에 청춘 남녀의 연애담, 얽히고설킨 가족사 등의 통속적인 이야기를 담고, 이에 인도 특유의 음악과 선정적인 남녀 주인공의 몸짓이 어우러진 화려한 군무 장면이 수시로 연출되는 지역색이 강한 영화 장르라고 합니다. 대부분 마살라 영화들은 영화 중간에 춤을 추고 이것을 ABCD무비라고 부르는데, 그 뜻이 "Any Body Can Dance"이라고 하니 인도인들이 얼마나 춤을 사랑하는지 알 거 같아요.

 

 

영화 <세 얼간이> 스틸 이미지 / 사진: 와이드 릴리즈㈜

 

 

 춤과 쉬운 이야기, 긴 상영시간은 인도의 독특한 문화적 상황과도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문맹 비율이 상당하고, TV가 비교적 늦은 시기에 보급되어 아직도 TV가 없거나 귀한 시골이 상당히 남아있는 인도에서는 온 마을 사람이 모여서 보는 영화는 상당히 중요한 유희 거리라고 합니다. 시간을 때우기 위해 길게 만들었고, 두루 공감할 수 있는 통속적인 이야기여야 하며, 내용을 몰라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요소로 춤이 들어갔다고 합니다. 인도의 문화에 맞춰져 만들어진 볼리우드의 영화 특징이 참 신기하다고 생각됩니다.

 

 저는 2011년에 한국에 개봉한 “세 얼간이”로 처음 볼리우드 영화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탄탄한 스토리와 빠른 전개, 중간중간 인도 특유의 음악으로 이루어진 뮤지컬 같은 볼리우드의 첫인상은 “정말 재밌다!”였습니다. 영화관에서 두 번을 봤는데, 똑같은 장면에서 웃고 감동을 받았답니다. 그래서 얼마 전 왓챠로 “세 얼간이”를 다시 봤을 때, 너무나 반가웠어요. 학생일 때 느꼈던 감정과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던 영화 “세 얼간이”를 소개합니다!

 

 

영화 <세 얼간이> 스틸 이미지 / 사진: 와이드 릴리즈㈜

 

 

 세 얼간이는 파르한과 라주가 대학생이던 과거를 회상하며 사라진 친구 란초를 찾는 내용입니다. 란초를 찾으러 떠나는 여정에서, 대학생이었던 그들의 과거를 회상하며 란초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보여줍니다. 만 명이 지원해 단 200명만이 합격하는 인도의 명문대학 ICE에서 파르한, 라주, 란초는 신입생으로 만나게 됩니다. 아버지가 정해준 직업 공학자가 되기 위해 좋아하던 사진 찍는 일마저 뒤로 하고 공대에 합격한 파르한과 병든 아버지와 혼인 자금이 없어서 결혼을 못하고 있는 누나 때문에 반드시 대기업에 취직해 가족들을 부양해야 하는 라주, 그리고 입학 첫날부터 신고식이란 명목으로 후배들을 못살게 구는 선배들을 기막힌 방법으로 골탕 먹인 미스터리한 공학 천재 란초 이 세 사람이 기숙사 룸메이트가 되면서 일어나는 대학 생활을 보여줍니다. 란초로 인해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파르한과 라주, 두 사람이 바뀌기 시작했고, 란초의 조언에 힘입어 그간의 잘못된 생각들을 버리고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ICE의 총장 비루는 입학식 날부터 자신의 말에 한마디도 안 지고 따지는 란초를 '시건방진 놈'이라고 여기며 매우 싫어했고, 그와 함께 다니는 파르한과 라주네 집에 두 아이가 란초 때문에 성적이 떨어지고 있다는 편지까지 쓰며 그들을 방해합니다. 그러나 임신한 큰딸 모나의 양수가 터진 날,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바람에 구급차가 출동하지 못해 오도 가도 못하고 쩔쩔매던 도중에 평소에 사이가 좋지 않았던 란초의 도움으로 무사히 모나는 출산하게 되며 총장 비루는 란초를 인정하게 됩니다. 이렇게 요약한 줄거리 말고 “세 얼간이”는 많은 에피소드들로 이루어져 주인공들이 가진 두려움과 고정관념들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에 영화를 꼭 보셨으면 좋겠어요.

 

 

영화 <세 얼간이> 스틸 이미지 / 사진: 와이드 릴리즈㈜

 

 

 영화 속 주인공 중 한 명이자 화자인 파라한은 사진작가가 되고 싶지만, 부모님의 기대를 저버리지 못하고 공대에 진학한 인물입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 안드레 이스트반에게 쓴 편지를 가방 속에 넣고 다니지만 보내지는 못합니다. 집에서 에어컨을 한 대 설치할 수 있는데 공부를 위해 자신의 방에 설치해준 부모님의 사랑과 기대를 저버릴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졸업 전 란초의 도움으로 이스트반에게 편지를 보내 그의 조수가 되어 브라질 아마조니아에 가게 됩니다. 이때 부모님을 설득하며 사진가의 길을 걷게 되며 후에는 자신의 이름으로 책을 내기도 합니다.

 

 

영화 <세 얼간이> 스틸 이미지 / 사진: 와이드 릴리즈㈜

 

 

 또 다른 주인공인 라주는 걱정이 많아 언제나 신에게 기도하고 손가락보다 많은 반지를 끼고 다니는 신실한 힌두교인으로 그려집니다. 그는 가난한 가족을 책임져야 한다는 책임감과 부담이 있습니다. 라주는 왜 자신이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없는지 고민하는데 란초는 두려움 때문이라고 답합니다. 두려움이 생겨 자신의 노력을 믿지 못하게 되어 신에게만 의존한다고 란초가 충고합니다. 그러나 영화 중반부에 그는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나쁜 선택을 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란초와 파르한과 친구들의 도움으로 깨어나고, 인생을 살아가는 법을 다시 생각합니다.

 

 그는 면접에서 술을 마시고 총장 집 앞에 오줌을 쌌던 이야기를 하고, 하위권인 성적에 대한, 부모님의 기대에 대한, 1등만 살아남는 레이스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신에게 기도를, 아니 구걸을 해왔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뼈가 부러지고 2개월 동안 누워있으면서 신에게 취업을 구걸하는 대신 이 삶을 준 것에 감사하며, 탈락해도 후회는 없다며 앞으로 인생에 가치 있는 무언가를 할 거라고 합니다. 면접관은 고객을 다루는 사고방식이 필요한데 라주는 너무 솔직하니 성격을 고치면 검토해보겠다고 하지만, 그는 다리가 부러진 뒤에야 제 발로 일어서는 법을 배웠다며 고칠 수 없다며 거절합니다. 그런 모습을 긍정적으로 본 면접관이 그를 불러 세우며 다들 취업을 위해 예스맨이 되곤 했는데 당신은 다르다며 연봉 협상이나 하자고 하며 회사에 취업하게 됩니다.

 

 

영화 <세 얼간이> 스틸 이미지 / 사진: 와이드 릴리즈㈜

 

 

 이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표현하는 주인공이 란초입니다. 사회적 관습이나 경쟁 위주의 교육 자체에 대해 부정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그 자체로 학문에 빠져들며 공부하는 인물입니다. 그러나 자신은 그토록 매력을 느끼는 공학 공부를 그저 경쟁을 위해 해야 하는 친구들을 안쓰러워하고, 학생들을 몰아가는 경쟁 위주의 교육 시스템에 반감을 가지며 학교와 대립합니다.

 

 인도 학생들의 자살률은 세계 1위, 그들은 우리나라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수많은 입시 전쟁과 주입식 교육, 어른들의 기대와 압박으로 그들이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모른 채 기계처럼 살아간다고 합니다. 그 속에서 돈, 성공을 쫓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꿈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어떤 것도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고 남의 이목보다는 나를 위해 살아가라고 란초는 말해주죠. 그는 항상 “All is well.”이라는 말을 친구들에게,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주문처럼 되뇝니다. 대학은 성공을 위한 발판이고 안정된 미래를 위한 준비이며, 취업을 위한 필수코스가 된 우리 사회에 대항해서 “즐겨라, 하고 싶은 걸 하라, 다 잘 될 거라는 마음을 가지라.”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란초를 통해 총장 비루 또한 변화합니다. 영화 후반부에 모나가 출산했을 때 그는 외손자를 보고 "발차기 실력이 날렵한 게 축구선수가 되려나 보다.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해라."라고 말합니다. 한 가지 길만이 해답이라고 믿었던 그가 변했다는 걸 보여준 장면이라 생각합니다. 란초를 통해 자신의 말이 정답이라고 생각했던 총장 비루가 다른 사람의 생각에 귀 기울이는 법을 배웠다고 느꼈어요.

 

 

영화 <세 얼간이> 스틸 이미지 / 사진: 와이드 릴리즈㈜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는 대학은 취업을 위한 장소, 경쟁을 위한 레이스가 아닌 교육을 위한 장소라는 것을, 그리고 무엇보다 친구와 가족, 소중한 사람들이 우선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시간이 지난 후 다시 본 “세 얼간이”는 세상엔 경쟁에서 약삭빠르게 이기는 사람보다, 조금 다르게 세상을 보고 소중한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기며 세상을 살아가는 얼간이들이 더 멋있다는 것을 새삼스레 느끼게 해 준 영화라고 생각이 듭니다.

 

 “All is well.” 아마 저도 되뇔 것 같습니다.

 수많은 어려움과 두려움이 있을 때마다 다 잘 될 거라는 믿음을 저에게 말해주어야겠습니다.

 


내 영화 별점은?

 

★★★★★

 

 

세 얼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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