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은 초콜릿 상자 같은 거라고 하셨어요. 어떤 초콜릿을 먹게 될지 모르니까요. "
- 포레스트 검프 中
어렸을 때부터 몇 번이나 재밌게 보았던 영화 "포레스트 검프". 이 영화는 20세기 미국에서 일어난 다양한 역사적 사건을 목격하고 자신도 모르게 영향을 미치는 과정을 주인공 포레스트 검프의 삶으로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영화의 중간중간 미국 현대사의 굵직한 장면들이 주인공 포레스트가 합성되어 보이는데, 처음에 봤을 때는 신기하기도 하고 신선하기도 했죠. 지금 다시 본 영화 "포레스트 검프"는 인생을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1981년, 미국 조지아주 사바나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 포레스트 검프라는 한 남성이 벤치에 앉아 낯선 사람들에게 자신의 인생사를 들려줍니다. 1951년 앨라배마주 그린보우에서 사는 어린 포레스트는 구부러진 척추를 교정하기 위해 다리 교정기를 달고 지냅니다. 포레스트는 지능이 75라서 일반 학교 입학이 어려웠지만, 엄마의 노력으로 그는 간신히 입학하게 됩니다. 포레스트의 엄마는 하숙집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그중 엘비스 프레슬리도 있었습니다. 엘비스 프레슬리는 기타를 연주하며 포레스트의 춤 동작을 보고 그의 공연에 접목시켰고, 유명세를 타며 TV에 나오는 걸 포레스트 모자가 보게 됩니다. 포레스트의 개학 첫날 버스 안에서 제니라는 소녀와 처음 만나고, 두 사람은 가장 친한 친구가 됩니다. 그는 신체적 장애와 지능 때문에 다른 학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하지만, 어느 날 기적이 일어납니다. 다리 보조기 없이 스스로 달리게 된 것입니다. 그 후 고등학생이 된 포레스트는 다른 학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다가, 우연히 포레스트의 엄청난 달리기 속도를 보게 된 앨라배마 대학교 미식축구 코치에 의해 스카우트되며 대학생이 됩니다. 그는 대학교를 다닐 때 앨라배마 대학교에 인종차별 폐지로 흑인이 처음으로 등교를 한 날도 기억하고 있었죠. 조지 월러스 주지사의 흑인 등교 저지로 케네디 대통령이 무력 조치를 명령하여 특수군을 투입한 사건이었습니다. 그리고 전미 선수팀으로 초청되어 백악관에서 케네디 대통령도 만납니다.
1967년, 5년 간의 대학 생활을 마치고 졸업한 포레스트는 미 육군에 입대하게 됩니다. 기본 훈련 기간 동안 그는 버바라는 별명을 가진 동료 병사와 친구가 되는데, 버바는 제대 후 새우잡이 사업을 할 계획을 끊임없이 포레스트에게 이야기합니다. 얼마 안 가서 그는 베트남으로 파병됩니다. 버바와 함께 베트남에서 복무하던 중, 포레스트가 속한 소대가 공격을 받게 됩니다. 포레스트는 부상당해 쓰러진 동료들과 상관 댄 테일러 중위를 구하지만, 친구 버바는 치명상을 입고 포레스트 품에서 죽고 맙니다. 포레스트는 엉덩이에 총상을 입어 군 병원에 입원을 하는데, 우연히 탁구에 재능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미국으로 귀국 후, 포레스트는 베트남전에서의 일로 존슨 대통령으로부터 무공훈장을 받게 됩니다. 워싱턴을 구경하던 포레스트는 반전 집회의 무대에 우연히 오르는데 히피 생활을 하던 제니와 잠시 재회합니다. 탁구에 재능이 있던 포레스트를 미국 육군팀에서 탁구 선수로 키워졌고, 탁구 외교로 중국 팀과 친선 경기를 치르며 미국의 국가적 영웅이 됩니다. 스포츠 유명인이 된 포레스트는 더 딕 카벳 쇼에서 존 레논과 함께 인터뷰를 하게 되죠. 그 후, 뉴욕에서 만난 댄 중위와 함께 연휴와 1972년 새해를 보냅니다. 몇 달 뒤, 탁구 대표팀 자격으로 다시 백악관에 초대된 포레스트는 닉슨 대통령의 지시로 워터게이트 호텔에 묵는데 우연히 워터게이트 사건을 폭로하는 데 일조하게 됩니다.
그 후 군에서 제대한 뒤, 집으로 돌아온 포레스트는 탁구 패들을 만드는 회사에 협조하며 돈을 받게 됩니다. 그는 이 수입을 새우잡이 배를 사는 데 사용하며, 죽은 친구 버바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새우잡이 사업에 뛰어듭니다. 베트남에서 포레스트 덕에 목숨을 건졌으나 죄책감에 시달려 인생을 포기한 채 살았던 댄 중위는 포레스트의 편지로 새우 배에 합류하게 됩니다. 그들은 처음에는 매번 실패만 했는데, 그들의 배가 허리케인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배가 된 후 엄청난 양의 새우를 잡게 되고, 버바 검프 새우 회사를 만들면서 사업이 점점 커져 큰돈을 벌게 되죠. 그 후에 댄 중위는 마침내 포레스트에게 목숨을 구해준 것에 감사해합니다. 어느 날 포레스트는 엄마가 아프다는 전화를 받고 고향으로 돌아갔고, 엄마가 돌아가신 뒤에도 그곳에 머무릅니다. 댄 중위는 포레스트의 돈 관리를 해주었는데, 포레스트가 무슨 과일 회사라고 알고 있는 애플에 투자를 했던 두 사람은 백만장자가 되었습니다. 포레스트는 재산의 일부를 교회와 병원에 기부하고, 버바 가족에게 주기도 합니다.
어느 날, 제니는 포레스트를 만나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오고, 그들은 어렸을 때처럼 행복한 시간을 보냅니다. 포레스트는 제니에게 청혼을 하지만 그녀는 거절하죠. 그날 밤 제니는 포레스트에게 그를 사랑한다고 말하고 둘은 사랑을 나누지만, 그녀는 다음날 아침 그를 떠납니다. 실의에 찬 포레스트는 무작정 달리기를 시작합니다. 미국 전역을 달리는 그에게 세간과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유명인사가 된 그를 쫓는 추종자들까지 생깁니다. 3년여를 아무 생각 없이 뛰던 포레스트는 지쳤다고 말하고 달리는 것을 멈추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포레스트는 사반나로 자신을 방문해 달라는 제니로부터 편지를 받았기 때문에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정류장에서 이야기를 들어주던 옆 사람에게 말하게 됩니다. 포레스트는 제니가 살고 있는 집으로 가 그녀와 재회를 하고, 포레스트라는 이름을 가진 소년을 만나며 자신이 아빠임을 알게 됩니다. 제니는 고칠 수 없는 병을 앓고 있다고 고백한 뒤 포레스트에게 청혼하고, 두 사람은 결혼식을 올립니다. 제니는 포레스트의 집에서 숨을 거둡니다. 포레스트 주니어가 등교하는 첫날, 포레스트는 버스 정류장에서 아들을 배웅합니다. 아들에게 정류장에서 기다리고 있겠다고 약속한 뒤, 그는 벤치에 앉아 아들을 기다리며 영화는 끝납니다.
포레스트의 옆에는 엄마와 제니가 있었기에 어린 시절을 행복하게 지냈을 것입니다. 바보라고 놀림받았던 그에게 "넌 남들과 똑같아. 하나도 안 달라."라고 끊임없이 말해줬던 엄마가 있었기에 사랑받으며 자랄 수 있었고, "위험할 땐 괜히 용감한 척 말고 뛰어."라고 말해줬던 제니가 있었기에 그는 전진하는 법을 배웠으니깐요. 포레스트의 인생은 평범한 삶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삶을 버스 정류장에서 이야기할 때, 차분하게 옆 사람에게 들려줍니다. 초콜릿 상자에 인생을 비유했던 엄마의 말처럼, 포레스트 또한 인생에 순응하며 지냈다는 걸 보여줍니다. 그는 인생을 불평하거나 원망하기보다는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왔습니다. 그의 모습에서 따뜻하고 순수한 마음을 보며, 계산하고 재다가 행동은 주저하는 저의 모습을 생각하게 되었어요. 초콜릿 상자에 담긴 초콜릿처럼 어떤 맛인지 먹기 전에는 모르는 건데, 인생을 너무 걱정만 한 채 보고만 있었나 봅니다. 포레스트 검프처럼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뛰고 싶을 때 뛰면 되는건데 말이죠.
내 영화 별점은?
★★★★☆
'사유생활 > 영화,드라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순수했던 그 시절, 영화 나의 소녀시대(我的少女時代, Our Times) 관람 후기 (결말 有) (0) | 2021.01.03 |
---|---|
유대감과 소통의 소중함, 넷플릭스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The Guernsey Literary and Potato Peel Pie Society) 감상평 (줄거리/결말 있음) (0) | 2020.12.31 |
인생 선배의 위로와 응원, 영화 인턴(The Intern) 감상 후기 (줄거리 있음) (0) | 2020.12.27 |
프랑스 요리하며 행복 찾기, 영화 줄리&줄리아(Julie & Julia) 감상평 (줄거리 있음) (0) | 2020.12.26 |
베푸는 힘과 사랑의 실화, 영화 블라인드 사이드(The Blind Side) 줄거리/결말 (0) | 2020.1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