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험은 결코 늙지 않아요. 경험은 결코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아요. "
- 인턴 中
영화 "인턴"은 30세 젊은 CEO가 운영하는 전자상거래 패션 스타트업에 채용된 70세 인턴과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입니다. 벤 위티커는 은퇴 후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여행도 하고 다양한 취미 생활도 즐기지만, 마음 한 구석이 공허한 기분이 든 채 일상을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길을 걷다가 시니어 인턴 프로그램이라는 광고 전단지를 보고 'ABOUT THE FIT'이라는 전자상거래 패션 스타트업에 지원하게 됩니다. 벤은 직원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며 시니어 인턴 중 한 명으로 채용되었고, CEO 줄스 오스틴의 개인 비서로 일하게 됩니다. 벤은 다소 회의적인 줄스와의 첫 만남 후 그녀에게서 일을 받지 못한 채 대기하지만, 그의 상냥함과 친절함으로 동료들과 서서히 친해지며 회사 생활을 하게 됩니다.
우연히 벤은 투자자들에게 전문 CEO를 고용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는 줄스의 사정을 알게 되고, 그녀를 위해 줄스가 계속해서 불평했던 지저분한 책상을 정리하여 줄스를 행복하게 해 줍니다. 또한, 벤은 줄스의 운전기사가 술을 마시는 것을 알아차리고, 기사가 조용히 운전대에서 비키도록 설득하고 며칠 동안 줄스의 운전기사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줄스가 야근하는 날, 함께 남아있는 벤과 이야기하면서 현재 'ABOUT THE FIT'의 자리가 전화번호부 회사 공장이 벤이 40년 동안 일했었던 직장임을 알게 됩니다. 벤의 페이스북 가입을 줄스가 도와주면서 서로의 이야기를 하게 되고 가까워지게 됩니다. 그러면서 줄스의 옆에서 조금씩 도움을 주죠.
벤은 사내 마사지 치료사 피오나와 로맨틱한 관계로 발전하고, 사랑, 옷 감각, 일과 삶의 균형과 같은 문제에 대한 조언을 제공하면서 젊은 동료들에게 삼촌 같은 존재가 됩니다. 벤은 그의 동료 데이비스가 부모님 집에서 쫓겨나서 새 집을 찾기 전까지 머물 장소를 제공하는 등 다른 사람들에게도 친절을 베풉니다. 벤은 줄스의 운전기사를 하면서 줄스의 가족들과도 가까워집니다. 그녀의 남편 맷은 아내를 위해 자신의 경력을 포기하고 전업주부로 지내고 있었는데, 벤은 줄스의 딸 페이지를 파티에서 집에 데려다주다가 맷이 바람을 피운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됩니다. 벤은 밤새 고민을 하다가 CEO 후보를 인터뷰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로 떠난 출장에서 줄스와 이야기를 하며 그녀가 이미 맷이 바람피우는 것을 알고 있다는 걸 알게 되죠. 하지만 줄스는 이것을 건드릴 마음의 준비가 안되어 있다고 벤에게 자신의 고민을 말합니다.
그녀는 결혼 생활을 되돌릴 방법이라고 생각해 CEO를 고용하기로 결정하지만, 벤은 회사에 대해 줄스만큼 열정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이 없다고 그녀의 커리어에 자부심을 가지라고 일깨워줍니다. 줄스는 CEO에 대한 결정을 바꾸려던 찰나에 맷이 회사에 와서 그가 했던 일에 대해 미안함과 수치심을 느낀다고 그녀에게 진심으로 사죄합니다. 줄스는 계속해서 CEO로 일하기로 결심하고, 이 사실을 벤에게 알려주려 그를 찾아갑니다. 공원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 그의 옆에서 함께 운동을 하며, 줄스 또한 긴장을 풀고 운동을 하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우리 사회에서 나이를 떠나 친구로 지낸다는 건 조금 어려운 일인 거 같아요. 나이 든 사람이 어린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하면 꼰대라는 소리를 듣기도 하고, 나이가 어린 사람들이 의견을 말하면 세상 물정 모르는 철없는 소리라고 치부하기도 하기도 하죠. 서로의 경험의 깊이를 모르니 이해하기보다는 오해가 쌓이는 느낌이 듭니다. 세대 간의 차이로 갈등이 많아지는 요즘, 영화 "인턴"으로 시사하는 바가 많습니다. 젊은 사람들의 열정과 아이디어가 현대 사회에서 중심이 되고 있다고 해도, 이 시대의 기반을 다진 기성세대의 경험을 존중해주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어요.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고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면, 나이를 뛰어넘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관계, 그리고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 줍니다.
영화 "인턴"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도 있었는데, 줄스가 일이 바빠 가정에 소홀하여 맷이 바람을 피웠다는 설정입니다. 그 설정 속에서 줄스의 죄책감과 용서는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맷이 전업 주부로 지내는 것이 그의 커리어를 포기하게끔 했다고 여겨 죄책감을 갖고 있는 줄스의 모습에서 아직까지 밖에서 일을 하는 여성에게 죄의식을 씌우는 세상의 편견을 보았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자신을 잃어버린 것 같아 혼란스러웠다고 말하는 맷의 바람에 어떠한 면죄부도 되지는 못하겠지요. 영화의 결말에서 CEO 영입이나 맷과의 결혼 생활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줄스는 계속해서 CEO도 결혼 생활도 유지하려고 노력하겠지요. 하지만 어떤 결정에서도 줄스는 그 상황 속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리라는 걸 영화는 이야기해주려는 것 같습니다.
모든 사람이 완벽할 수 없다는 것, 다른 사람의 경험과 의견을 존중하는 것, 그리고 상대방을 선입견 가지고 바라보지 않는 것. 영화 "인턴"은 잔잔한 이야기 속에서 많은 것들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저에게도 벤 같은 인생 선배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랬어요. 나를 존중하면서도 자신의 경험으로 진심을 담해 조언해 줄 수 있는 사람, 진정한 어른을 만나고 싶습니다.
내 영화 별점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