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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생활/영화,드라마

유대감과 소통의 소중함, 넷플릭스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The Guernsey Literary and Potato Peel Pie Society) 감상평 (줄거리/결말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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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네 삶이 서로 다를지라도 책이 우리를 하나로 엮어준다는 걸요. "

-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中

 

 

영화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스틸 이미지 / 사진: 넷플릭스

 

 

 영화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은 1941년 독일군 점령 시기였던 건지 섬을 보여주며 시작합니다. 네 명의 섬 주민들이 밤늦게 길을 걷다가 통행금지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독일군의 제지를 받는데, 체포를 피하기 위해 임기응변으로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이라는 독서 모임을 진행하고 돌아가는 길이라고 말합니다. 우연히 만들어진 독서 모임이 제목인 이 영화, 영화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요?

 

 

영화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스틸 이미지 / 사진: 넷플릭스

 

 

 5년 후인 1946년,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의 영국 런던을 보여줍니다. 작가 줄리엣 애슈턴은 이지 비커스태프라는 필명으로 쓴 그녀의 책 "전장에 가다"를 홍보하기 위해 서점 투어를 하고, 그녀의 출판인 시드니 스타크를 통해 타임스에서 그녀의 본명으로 독서 관련 한 특집 원고가 계약되는 등 작가로서 성장하고 있는 인물입니다. 그리고 그녀를 좋아하는 마크 레이놀즈라는 미국인 남자 친구와 즐거운 데이트도 하며, 그녀는 행복한 삶을 지냅니다. 하지만 그녀는 이사 갈 집을 보러 가서 폭격으로 폐허가 된 옛집을 떠올리고,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어울리지 못하는 등 아직도 전쟁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죠.

 

 그러던 어느 날, 줄리엣이 예전에 헌 책으로 판 찰스 램의 엘리아 수필 선집으로 건지 섬의 농부 도시 애덤스로부터 편지를 받게 됩니다. 그녀에게 찰스 램의 또 다른 책을 살 수 있는 런던의 서점 주소를 부탁하기 위해서였죠. 도시와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이라는 묘한 이름의 독서 모임이 탄생하게 된 배경을 전해 듣죠. 건지 섬에 독일군이 점령된 기간 동안 모든 가축을 탈취해서 먹을 것이 없었고 라디오와 우편 업무도 막아 고립된 삶을 살고 있었는데, 독일군 몰래 돼지를 기르고 있던 모저리 부인에게 엘리자베스가 만찬을 제안했고 섬 주민 몇몇과 저녁 만찬을 열게 된 이야기를요. 도시는 그 시간이 너무 행복했었고, 그들이 굶주렸던 것이 배고픔뿐 만이 아니라 사람들과의 소통, 유대감이었다는 것도 깨달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날 밤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독일군에게 걸려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이라는 이름의 독서 모임을 우연히 만들었고, 그녀의 헌 책을 얻게 되었다고요. 그들은 그 후로 정식 모임이 되어 매주 금요일마다 만났고, 독일군에게서 도피처가 되었습니다. 줄리엣은 모임과 참석자들에게 깊은 유대감을 느끼며, 그 모임에 참석하고 싶다고 답장을 보내게 됩니다.

 

 

영화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스틸 이미지 / 사진: 넷플릭스

 

 

 줄리엣은 시드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문학회에 대한 글을 쓰기로 결심하고 건지 섬으로 여행할 준비를 합니다. 줄리엣이 떠나기 전, 마크는 여객선 앞에서 그녀에게 프러포즈를 했고 그녀는 청혼을 수락합니다. 건지 섬에 도착한 줄리엣은 그녀와 편지를 주고받았던 도시 애덤스, 감자껍질파이의 셰프 에번 램지, 그리고 이솔라 프리비, 모저리 부인, 에번의 손자 일라이 등 건지 섬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회원을 만나고 모임에 참석합니다. 하지만 줄리엣이 가장 만나고 싶어 했던 창립 멤버인 엘리자베스가 보이지 않아 모저리 부인에게 묻지만, 해외에 있다는 말로 얼버무리며 대답을 해주지 않습니다. 줄리엣은 독서 모임으로 회원들과 조금씩 친해지지만, 줄리엣이 문학회에 관해 원고를 쓰고 싶다고 하자 원고 때문에 온 걸로 생각해 분위기가 냉담해집니다. 줄리엣이 원고를 쓰도록 허락해 달라고 요청하지만, 모저리 부인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죠. 그리고 엘리자베스의 딸 킷을 보는데, 도시의 보살핌을 받으며 아빠라고 부르는 것을 알게 됩니다.

 

 줄리엣은 계획대로 돌아가는 대신, 독일군 점령 당시에 있었던 일을 조사하기 위해 건지 섬에 좀 더 머무르기로 합니다. 점령 기간 동안 독일군에게 고통받았던 이야기를 회원들에게 들으며 엘리자베스의 이야기도 묻지만, 그들 전부 그녀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걸 꺼려하는 걸 느끼게 되죠. 그 후 줄리엣은 모저리 부인에게 자신의 진심을 전달하며 엘리자베스가 점령 중에 체포되어 독일로 보내진 것을 알게 되고, 마크에게 엘리자베스의 행방을 알아봐 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런 줄리엣에게 하숙집 주인 샬럿은 엘리자베스가 성인이 아니었다고 말하면서, 그녀가 사치품을 받는 대가로 독일군과 성관계를 맺어왔다는 소문이 있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줄리엣은 도시에게 그 이야기를 물어보게 되고, 도시가 킷의 친아버지가 아님을 말해주죠. 킷의 친아버지는 병원에서 엘리자베스와 함께 일했던 독일 군의관 크리스티안 헬만이었고, 엘리자베스와 크리스티안은 서로 사랑하던 사이였습니다. 하지만 크리스티안은 막사로 돌아가다 발각되어 독일로 돌려보내 졌고, 그가 타고 있던 배가 침몰하며 죽었다는 것을 줄리엣은 모저리 부인에게 듣게 됩니다. 그리고 모저리 부인이 그토록 사생활을 보호하려고 했던 이유가 엘리자베스가 돌아오지 못했을 때 킷이 독일에 보내질까 두려웠던 것이라는 것도 알게 되죠. 도시는 줄리엣에게 엘리자베스가 연행되던 날 밤의 이야기를 해줍니다. 노예 소년을 발견한 엘리자베스가 그를 도와주다가 적발되었고, 그전에 도시에게 킷을 맡겼다는 것을 말이죠.

 

 

영화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스틸 이미지 / 사진: 넷플릭스

 

 

 마크는 줄리엣을 만나러 건지 섬에 직접 오고, 그녀가 약혼반지를 끼지 않은 것을 비판합니다. 둘 사이가 조금씩 어긋남을 느끼지만 애써 외면하죠. 마크는 엘리자베스에 대한 정보를 가져왔고, 줄리엣은 엘리자베스가 독일의 라벤스브뤼크 수용소로 보내졌다는 소식을 회원들에게 전합니다. 그곳에서 그녀는 폭행당하던 소녀를 보호하려다 총에 맞아 죽었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마지막까지 다른 이를 구하려다가 죽은 엘리자베스의 행동에 독서회 회원들과 줄리엣은 큰 상실감을 느낍니다. 그리고 마크는 서둘러 줄리엣을 데리고 건지 섬을 떠납니다. 줄리엣과 마크는 런던으로 돌아왔지만, 줄리엣은 다시 예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녀는 마크와 헤어지고 자신을 옭아매던 모든 것들을 버리고, 오랜 시간 동안 건지 섬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에 대해 쓰기 시작합니다. 원고가 완성된 후 홀가분한 마음이 된 줄리엣은 시드니에게 다시 시작할 준비가 되었다고 말하고, 원고 사본을 독서회 회원들에게 보내줍니다. 줄리엣은 회원들에게 자신이 그동안 헤맸던 상실의 늪을 빠져나와 그들과 유대감을 형성하고 가족이 되어서 기뻤다고 편지를 보냅니다. 도시는 줄리엣의 편지를 다 읽고 그녀를 만나기 위해 런던으로 떠납니다. 동시에 줄리엣은 건지 섬으로 돌아가기 위해 항구로 왔고, 두 사람은 재회하게 됩니다. 서로에게 깊은 호감을 느꼈지만 표현하지 못했던 줄리엣과 도시가 서로의 감정을 알아차린 것이죠. 도시는 줄리엣에게 결혼하자고 말하려는데, 줄리엣이 먼저 그에게 결혼하자고 청혼하고 그는 받아들입니다. 얼마 후, 결혼반지를 낀 도시, 줄리엣과 함께 있는 킷을 보여줍니다. 도시는 킷에게 그들이 처음 편지를 주고받게 된 책 셰익스피어 선집을 읽어줍니다. 그 후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회원들의 활기찬 모임 내용을 들려주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영화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스틸 이미지 / 사진: 넷플릭스

 

 

 영화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은 호기심에서 시작되었던 만남이 서로에게 호감이 되고 그들이 서로의 인생을 이해하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영화는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사람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알려줍니다. 전쟁을 잊고 전쟁 후 승전의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어떤 이들은 전쟁의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해 아직도 전쟁 때의 아픔을 지니고 살아가고 있죠. 전후 전쟁의 아픔을 잊고 밝아진 사람들 사이에서 괴리감을 느끼지만, 그걸 표현하지 못하는 주인공 줄리엣은 자신의 공허함이 무엇인지 모른 채 살아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건지 섬의 북클럽 회원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하며 줄리엣은 자신의 결핍이 무엇인지 깨달았습니다. 내면의 아픔을 쏟아낼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었죠. 그것이 그녀가 런던으로 돌아와 썼던 건지 감자껍질파이 독서클럽 책이 아닐까 합니다. 건지 섬사람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쓴 건 회원들의 아픔을 이해하는 과정이었겠지만, 줄리엣이 자신의 아픔을 마주하는 시간이기도 했다고 생각합니다. 힘겨웠던 시기에 서로가 있어 의지가 되었고, 그 후의 시간에서도 서로가 있어 치유가 가능했겠죠. 줄리엣 또한 그들에게 깊은 유대감을 느꼈기에 위로받을 수 있었을 겁니다. 저에게도 건지 섬의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내 영화 별점은?

 

★★★★☆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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