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에서 공산주의라고 하면 “빨갱이”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공산주의에 관해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 사람들은 좋지 않은 시선을 보냅니다. 공산주의 운동을 했던 사람들을 한심하게 치부하고 세상에 속하지 못해 세상을 향해 반항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공산주의라는 단어에 대해 너무나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북의 분단 상황에서 어렸을 때부터 주입식으로 받아 온 공산주의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은 이 책을 처음에 선뜻 읽기에 망설이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공산주의는 어찌 됐든 노동자를 위해 만들어진 사상이 아닐까요? 그렇게 책 "공산당 선언"을 읽게 되었습니다.
마르크스는 꽤나 급진적이고 개혁적인 인물인 것 같습니다. 그는 노동자의 입장을 대변해서 그들을 위한 혁명적 운동을 지지했습니다. 이 사상을 받아들여 공산주의 운동을 펼친 대표적인 인물은 체 게바라라고 생각합니다. 체 게바라는 남미 사회의 불평등한 착취와 억압에 대해 분개하고 의사라는 안정적인 직업을 버리고 게릴라 반군이 되어 그의 평생을 공산주의적 혁명을 위해 싸웠습니다. 그는 죽었지만 그의 이름, 그의 모습, 그의 말은 하나하나 남아서 혁명을 대표하는 하나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체 게바라의 사상에 관해 잘 나타나는 영화가 있습니다. 그가 왜 혁명가의 길로 가게 되었는지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라는 영화를 보면서 조금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친구와 함께 남미 대륙을 여행하면서 책에서는 보지 못했던 노동자들의 억압과 있는 자의 부조리한 지배를 보았죠. 그리고 그는 생각했습니다. 혁명을 일으켜야 한다고, 그리고 그 혁명은 피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사회를 바꾸기 위해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변화를 위한 방법이 필요합니다. 마르크스나 체 게바라가 지향했던 것은 혁명을 통한 노동자들의 단결과 그로 인한 세상의 변화를 원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프롤레타리아 편에서 강력한 단결을 외치던 공산주의는 냉전 시대가 끝나고 스스로 붕괴되기 시작했습니다. 그 붕괴는 공산주의의 몰락을 가져왔고 주류의 민주주의 속에서 갈 곳을 잃고 방황하기 시작했죠. 공산주의를 받아들인 국가들은 그 몰락 속에서 자신들의 사상을 지키기 위해 점점 더 폐쇄적으로 변하였습니다. 부르주아지를 위한 세상을 타파하기 위해 프롤레타리아의 편에 서서 혁명을 외치던 공산주의는 부르주아지를 중심으로 세상이, 구체적으로 자본시장이 돌아가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로 인해 이득을 얻는 다른 지배계급의 사람들은 부르주아지의 편에 서 있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죠.
공산주의 운동을 생각하다 보니 예전에 보았던 영화 “헬프”가 생각이 났습니다. 공산주의 운동과는 다르게 투쟁하거나 급진적인 혁명을 진행하지는 않았지만, 미국 백인들의 주류 사회에서 흑인들의 불평등과 억압, 편견을 없애기 위해 다른 행동을 하였죠. 흑인 차별에 대해 책으로 세상에 알리면서 사회의 변화를 위해 주인공들은 부드러운 저항을 한 것입니다. 세상의 변화를 위해서 칼을 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펜이 훨씬 강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영화였습니다. 세상은 변화했지만, 변화하지 않았습니다. 과거에 비해서 어느 정도 변화했을지라도 사회에서는 또 다른 억압받는 자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들 또한 프롤레타리아 계급, 지금 우리 사회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입니다. 그들은 열심히 일하지만 대우받지 못하고 사회적 인식 또한 불평등합니다. 세상에 약자를 위한 나라가 있을까요? 고쳐야 한다고, 바꾸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본질은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도대체 무엇을 바꿔야 하는 걸까요? “공산당 선언”에서의 한 구절이 생각납니다.
만국의 프롤레타리아여, 단결하라!
프롤레타리아와 부르주아지 두 계급이 존재하는 이상 갈등은 계속해서 일어나고, 부르주아지의 착취와 억압이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끊임없이 사회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세상을 향해 함께 목소리를 내야겠지요. "공산당 선언" 속 마르크스의 공산주의는 실패했지만, 그의 이념은 현재 우리 사회의 복지나 사회 문제 해결에 많은 영향을 끼친 것은 분명합니다. 흑백의 논리로 무조건 책을 거르기보다는, 많은 책들을 읽고 좀 더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자세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의 책 별점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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