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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생활/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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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소설, 카프카 살인사건 - 크리스티나 쿤 우연일까, 필연일까? 증오였을까, 아니면 멈출 수 없는 위험한 장난이었을까? 그게 무엇이든 상관없다. 아무튼 이 음악은 우연이 아니다. 카프카적(Kafkaesque)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부조리하고 악몽 같은’이라는 뜻을 지닌 이 형용사는 깊은 주제 의식과 기발한 상상력, 독특한 캐릭터 등으로 인간의 근원적 불안을 형상화한 실존주의 작가, 프란츠 카프카의 작품이 갖고 있는 특징을 고스란히 내포합니다. 프란츠 카프카, 그를 알기 전에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해변의 카프카"의 제목에 나오는 카프카가 단지 소설 속 누군가의 이름일 뿐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래서 그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은 뒤 카프카라는 소설가와 그의 작품을 조금은 알게 되었고, "해변의 카프카"라..
내 몸의 권리를 찾기 위해 부모님을 고소하고 싶어요, 소설 쌍둥이별 - 조디 피콜트 만약 부모가 어떤 이유로 아이를 가진다면 그때는 그 이유가 더욱 두드러진다. 그 이유가 사라지면, 나란 존재도 사라지기 때문이다. 영화화된 원작 소설들은 나름대로 흥미로운 내용과 반전, 그리고 교훈이 있어서 읽으면 작품들 대부분 후회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작품, "쌍둥이별"도 고민 없이 읽을 수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마지막 반전이 있기까지 안나가 언니에게 신장이식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 건 부모님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게 하고 싶어서 그런 줄 알았고, 그래서 언니가 아프지 않았다면 태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안나가 불쌍하고 안쓰러웠습니다. 그러다 재판의 증인석에서 기증을 하지 않겠다는 진짜 이유가 언니가 자신을 죽여달라고 부탁했기 때문이라는 걸 알았을 때, 언니도 동생도 둘..
독일 소설, 나를 사랑한 고양이 시시 - 슈테파니 츠바이크 " 네 말이 맞아, 내 공주님. 어쨌든 사람이 자기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게 중요하지 않겠어?" "나를 사랑한 고양이 시시"는 한 편의 동화처럼 잔잔하게 흘러갑니다. 이 이야기를 읽다 보면 나도 행복해지는 것 같습니다. 아담하고, 예쁜 집에서 일어나는 고양이와 사람의 행복한 이야기가 내 마음도 행복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한 편의 동화 같은 이야기는 행복한 감정에만 넣어둔 것이 아니라 고양이의 눈으로 인간을 보면서 나를 돌아보게끔 만들었습니다. 어느 날 주인공 고양이는 자기가 살던 집에서 그 집에 사는 인간들이 고귀한 시암 고양이에 대해 너무나 무지하기 때문에 가출을 결심합니다. 그리고 찾아간 새로운 집은 그 고양이가 꿈꾸던 세상이었습니다. 하지만 고양이는 그 집에 지내게 되는 것이 자기..
아들의 진짜 아버지를 찾아서, 소설 내 아들의 아버지 - 카렐 판 론 어쩌면 어머니의 사랑과 아버지의 사랑 사이에 가장 큰 차이점은 이 점일 것이다. 어머니의 사랑은 언제나 자신의 아이가 정말 자신의 아이라고 100퍼센트 확신할 수 있으므로 절대로 그 사실을 증명할 필요가 없다는 점 말이다. 이 책을 도서관의 책꽂이에서 뽑아 든 건 그냥 호기심 때문이었습니다. 내 아들의 아버지. 내 아들과 아버지. '무슨 이야기일까?' 하면서 처음에 책을 읽었는데, 나중에는 책 속의 내용 외의 이런저런 다른 생각을 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아르민은 아내가 죽은 뒤 자신의 아들 보와 단둘이 살았습니다. 그러다 엘런이라는 여자 사이에서의 임신을 위한 노력으로 병원을 찾았을 때, 자신의 무정자증을 알게 됩니다. 그는 염색체 이상인 클라인펠터 증후군이었죠. 그러니 그에게는 자식을 만들 수 있는 ..
스페인 소설, 그림자를 훔친 남자 - 후안 호세 미야스 거울에 비친 상을 부러워하여 거울 속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거울 밖으로 나온 한 남자의 기묘한 이야기. 책 표지에 훌리오와 라우라가 있습니다. 그들의 삶은 그림자로 보기에는 평범하고 행복한 부부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진짜 모습에서는 둘은 서로를 등지고 있고 라우라는 울고 있습니다. 훌리오는 그 모습에서도 그림자로 보입니다. 그의 진짜 모습이 없기 때문일까요? 훌리오와 라우라는 무미건조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을 이어 주었던 건 아이러니하게도 이웃 남자 마누엘입니다. 그리고 그들 세 명은 친구처럼 같이 지내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마누엘이 교통사고를 당해 의식을 잃은 상태가 되고, 마누엘의 아버지는 홀리오에게 마누엘의 아파트를 관리해 달라는 부탁을 받습니다. 하지만 마누엘이 사고가 ..
40년 전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떠난 여행, 소설 이탈리아 구두 - 헤닝 만켈 나는 배신당할까 봐 두려워 내가 먼저 배신했다. 얽매이는 관계에 대한 두려움, 통제할 수 없을 만큼 강한 감정에 대한 두려움은 언제나 나를 뒤로 물러나게 만들었다. 왜 그랬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그런 사람이 나뿐만이 아니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우리는 기억하든지, 기억하지 못하든지 간에 수많은 약속을 해오며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그 약속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잊혀지기도 하고 평생 마음속에서 생각하며 살아가기도 합니다. "이탈리아 구두"는 40년 전의 약속을 받기 위해 프레드리크를 찾아온 옛 연인, 하리에트와 떠나는 여행이 주를 이루며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프레드리크는 12년 동안 섬이라는 고립된 공간에서, 혼자만의 세계를 만들며 살았습니다. 그런 그는 자신이 살아있음을 자각하기 위해 추운 겨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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