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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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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코다”와 책 "반짝이는 박수 소리", 그리고 부끄러운 나의 고백 한 세기 전까지만 해도 여성은 한 인간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사회의 주류를 이루었던 남성들이 생각하기에 완성된 인간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그들은 여성들은 자기 삶에서조차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 없다고 여겼다. 현재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백여 년 전의 여성에 대한 인식은 닮아 있는 것 같다. 한 사람이기 전에, ‘무엇’으로 규정된, 그것에 대한 차별과 편견이 존재하고 있다. 영화를 보면서,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처음에 알 수 없는 부끄러움을 느꼈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나는 부끄러움의 의미를 깨달았다. 속 “루비”와 의 “이길보라”를 나는 그 사람이기 전에, 코다로서 보고 있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들이 한 사람이기 전에, 장애인과 그의 가족이라고 규정짓고 판단했던 나의 무지함이 부끄럽다. 농..
영화 “애프터 양”과 소설 “작별인사”를 본 후, 느낀 여러 가지 생각들 [인간에 대한 생각] 무엇을 인간으로 정의하게 하는 것인가? 솔직히 살아가면서 이 질문을 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영화 “애프터 양”과 소설 “작별인사”는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하게 했다. 당연하다고 느꼈던,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존재를 인간이라고 칭하는 것을, 그것이 인간을 정의할 수 있는 하나의 조건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만약 양이나, 철이라면 인간이 되고 싶었을까? 우리는 ‘왜 인간이 되고 싶어 하는지’에 대해 당연히 로봇보다는 인간이 우월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 시각으로 처음 바라봤기에, 양도 철이도 본인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존재라 슬프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영화와 소설은 그런 나의 사고방식을 돌아보게 했다. [나라는 존재] 생각하면 할수록, 내가 그동..
국립중앙박물관 <어느 수집가의 초대> 리뷰 친구와 관심 있던 故 이건희 회장의 를 보러 갔다. 현장 예매가 힘들다고 들어서 일찍 도착했다. 9시였는데도 대기줄에 50여 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있어 놀라웠다.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리 많다니... 제일 빠른 시간대에 보기 시작한 전시는 약 3시간 정도 관람을 하고 나서야 끝이 났다. 한 마디로 대단했다. 한 사람의 수집 작품이라기에는 방대한 양의 작품들과, 한국 미술사를 축약해 놓은 듯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한곳에서 볼 수 있어 좋았다. 책에서만 보던 작품들을 볼 수 있었던 한국 미술사의 집대성이었다. 그리고 한국 작품은 아니지만, 내가 사랑했던 모네의 을 보다니. 그의 노년 작품이어서 색감이 내가 좋아하던 작품들보다 탁했지만, 그가 애정 했던 정원의 모습들이 느껴졌다. 모네와 수련, 그리고 ..
빌런의 탄생, 영화 크루엘라(Cruella) 리뷰 (영화 속 패션, 음악 문화) " 잘 가, 에스텔라. " - 크루엘라 中 어렸을 적 보았던 달마시안 강아지의 만화영화 속 크루엘라는 너무나 못된 존재처럼 느껴졌습니다. 비쩍 마른 몸매에 커다란 모피를 두르고 강아지들을 죽이기 위해 쫓아오는 모습은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죠. 만화영화를 보면서 부모님은 크루엘라 같은 악당은 벌 받아야 한다고 말했고, 우리에게 늘 "착하게 살라."라고 말씀하셨죠. 하지만 착하게 살면 손해 본다고 생각하게 된 어른이 된 현재의 우리들은 빌런에게 영웅보다 동질감을 느끼는 것 같아요. 욕망에 충실하고 사회 문제에 자신만의 방식으로 대항하는 그들의 모습에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합니다. 그래서 몇 년 전에는 디즈니 코리아에서 빌런 팝업스토어를 오픈하기도 했습니다. '말레피센트 2'의 주인공 말레피센트 캐릭터를 ..
한가람미술관 <피카소 탄생 140주년 특별전> 리뷰 우리에게 전쟁은 어떤 모습으로 비칠까요? 파괴, 잔인함, 폭력 등 무섭고 어두운 단면들이 생각납니다. 전쟁의 비극을 그려내며, 사람들에게 전쟁의 공포를 보여준 화가가 있습니다. 파블로 피카소, 그리고 그가 그린 "게르니카"입니다. 이 작품은 스페인 내전이 한창이던 1937년, 나치군이 스페인 게르니카 지역 일대를 비행기로 폭격하는 참상을 신문으로 접한 후 그렸습니다. 죽은 아이를 안고 절규하는 여인, 부러진 칼을 쥐고 쓰러진 병사, 상처 입고 울부짖는 동물들, 오열하는 여자들, 팔다리가 절단된 시신 등 전쟁터에서 볼 수 있는 참혹한 모습들이 어지럽게 뒤엉켜 그려진 "게르니카". 입체파 양식으로 그려진 흑백 톤의 거대한 이 작품은 기괴하면서도 전쟁의 비극을 생생히 전달하는 호소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명작 추리소설을 귀로 듣다, 셜록 홈즈: 진홍색 연구 - 아서 코난 도일 전 세계 추리 소설 독자들을 열광시킨 아서 코난 도일의 소설 "셜록 홈즈" 시리즈는 시대와 나라를 뛰어넘어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추리 문학의 고전입니다. 1887년 등장한 세계 최초의 민간자문 탐정 셜록 홈즈는 장편과 단편 60여 편에서 활약하며 명탐정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소설 "셜록 홈즈"는 런던 베이커 거리 221B의 하숙집에서 룸메이트인 의사인 존 H. 왓슨과 함께 수많은 사건을 해결하는 셜록 홈즈의 명쾌한 추리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제1권 『진홍색 연구』는 아서 코난 도일의 첫 번째 "셜록 홈즈" 시리즈이자 첫 장편 소설입니다. 존 왓슨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영국으로 돌아와 셜록 홈즈를 만나는 것에서 시작하여, 왓슨과 홈즈가 처음으로 함께한 사건을 기록한 내용입니다. 명탐정 홈즈와 왓슨 박사의..
할머니의 사랑이 생각나는 영화, 미나리(Minari) 감상평 (스포 有) " 괜찮아요. 걱정하지 말아요. 다 잘 될 거예요. " - 미나리 中 동생은 영화에 대해 인색한 편입니다. 며칠 전 영화 "미나리"를 보고 와서는 좋았다며 추천해 주었습니다. 세계 영화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수상의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는 것,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영화라는 마케팅보다 제게 주변인의 감상평이 더 와 닿았나 봅니다. 영화 "미나리"는 잔잔했습니다. KBS 처럼 주변의 평범한 가족의 일상을 찍고, 전 그들의 하루를 엿보는 느낌이었죠. 영화는 가족을 보여줍니다. 너무나 평범한 가족, 가족을 위해 희생했고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 아버지, 옆에서 지켜보는 게 힘들어 점점 지쳐가는 어머니, 부부 싸움에 눈치 보는 아이들, 그리고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먼 타국으로 온 할머니까지. 순자 할머니는 고스톱을 ..
영화음악의 살아있는 전설, 한스 짐머(Hans Zimmer) " 영화음악은 영상이 표현할 수 없는 것을 전달할 수 있어요. 위대한 영화음악은 감정을 고취시키죠. " - 한스 짐머 음악이 주는 영향은 알고 있었지만 영화음악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요즘 좋아하는 영화의 사운드트랙을 CD나 LP로 수집하게 되면서 영화음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현재 영화 산업에서 영화음악은 영화의 의미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건이자, 높은 경쟁력을 지닌 중요한 매체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영화음악은 영화의 이해를 돕기 위해 흑백 무성영화 태동기부터 현대 영화에 이르기까지 영화의 발전과 시대의 흐름에 따라 계속 변화해 왔습니다. 처음 영화음악은 영사기의 소음을 감추기 위해 무성영화의 영상에 맞춰 피아노로 반주한 것을 시초로 봅니다. 이 때는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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